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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 아직도…"자녀체벌 금지 몰랐다"는 부모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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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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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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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권 삭제 100일...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설문조사

'사랑의 매'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 1월 친권자 폭력 정당화 수단이 되기도 했던 '자녀 징계권'이 법전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부모 중엔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고, 여전히 아이를 제대로 훈육시키기 위해선 체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체벌과 폭력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징계권 조항 삭제됐지만…학부모들 "모른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14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지방법원 앞에 16개월 여아 '정인이'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14일 오후 울산 남구 울산지방법원 앞에 16개월 여아 '정인이' 제사상이 차려져 있다.

징계권 조항은 '친권자는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해 그동안 아동학대를 합리화할 수 있어 논란이 돼 왔다. 특히 정인이 사망 사건, 천안 여행 가방 아동학대 사망 사건 등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징계권 삭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1월8일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현장에선 징계권이 삭제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부모들이 대다수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김모씨(43)는 "징계권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다"며 "몇 번 말로 해도 말을 듣지 않으면 손바닥 등을 때릴 때가 있는데 안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20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부모들 중 66.7%는 징계권 삭제로 부모의 자녀 체벌이 금지됐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동도 80%에 달했다. 민법상 징계권의 개념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도 학부모·자녀 모두 80%이상이 모른다고 답했다. 해당 인식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자녀와 학부모 600명(300가구)을 대상으로 했다.

체벌이 사라졌다고 느끼는 아이들도 많지 않았다. 중학생 A군(15)은 "여전히 손을 들거나, 투명의자를 하는 등 말을 듣지 않으면 벌서는 건 당연하다"며 "얼마 전 아빠한테 손바닥으로 머리를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에서 '집이나 학교에서 체벌이 사라질 것'이라고 답한 자녀는 30.3%에 그쳤다.

'징계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높은 것으로 조사돼 부모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60.7%는 '징계권 삭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50.3%는 훈육을 위해 체벌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최모씨(50)는 "가정폭력이 사라져야 하는 건 맞지만, 징계권을 없애는 건 과도한 처사"라고 말했다. 최씨는 "좋은 말로 해도 안 될 때가 있지 않느냐"며 "주변에 여전히 체벌을 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제대로 키우려면 체벌 필요…전문가들 "효과 없어"


/삽화=뉴스1
/삽화=뉴스1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떤 이유로도 체벌은 안 된다고 말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매를 들어 아이를 변화를 시킬 수 있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단기적인 조치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설문에서도 체벌 효과성을 100점 만점 점수로 매기는 문항에서 부모는 40.9점, 자녀는 33.4점이라고 밝혀 부모와 자녀 모두 체벌이 훈육에 큰 효과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되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판단은 폭력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안 발의 취지에서 법무부는 "친권자의 징계권 규정이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해돼 아동학대를 유발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해당 규정을 삭제해 자녀에 대한 체벌이 금지됨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가정 내 자녀의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1979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핀란드, 뉴질랜드, 몽골 등 61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금지했다.

이에 국가가 징계권 조항 삭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을 하고 민법에 '체벌 금지' 조항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전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장은 "법 개정 그 자체만으로는 당장 아이들의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모니터링 및 지원 체계를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현재 아동복지법에 신체적·정서적 고통을 가하면 안 된다는 정도로 나와 있는데, 이는 명확하지 않고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이를 체벌 하는 건 부모의 권리가 아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라기 때문에 모범을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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