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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척 맨지오니' 무작정 찾아간 청년…K-Pop 역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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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민준 명예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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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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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변이 귀를 쫑긋 세우고 왔습니다] 류호원 어비스컴퍼니 이사

[편집자주] '연예인'을 장래희망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예인의 영향력이나 사회적 파급효과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처럼 필자 역시 나의 우상이 몸 담은 세상, 연예계가 궁금했습니다. 해서 지난 16일 저녁 무렵 서울 한남동에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 궁금한 점을 묻고 그의 얘기를 들었습니다(편의상 존칭을 생략하고 전합니다).
가수 선미가 23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디지털 싱글 ‘꼬리’(TAIL) 발매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어비스컴퍼니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가수 선미가 23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디지털 싱글 ‘꼬리’(TAIL) 발매 쇼케이스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어비스컴퍼니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남변: 소개를 부탁한다.

그: 선미, 어반자카파, 박원, 뱀뱀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이사로 재직 중인 류호원이다.

남: 어떻게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나.

그: 학창시절 밴드를 함께 하던 친구가 캐나다에서 돌아 와 가수를 하고 싶다고 해서 다른 친구 2명을 포함해 아예 회사를 만들고 음반을 제작했다. 밴드에서 난 서브보컬이었지만 우리가 만든 회사에서는 재무이사로 시작했다. 1998년부터 준비해 2002년에 앨범을 냈다.

남: 20대 중반이었을 텐데 친구 네 명이서 음반을 낸 건가? 대단하다. 그 음반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

그: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 했다, 시대를 앞서 나갔다고 생각한다(웃음). 경험 없이 일을 시작하다 보니 음반을 발매하려면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몰랐다, 음반을 만들고 나서야 알았다. 그런데 그 당시 우리 넷이 출자한 돈은 이미 바닥 난 상황이었다. 가까스로 유명한 매니저 분을 회사로 영입해 그 분으로부터 배워 가면서 내가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며 홍보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본격적으로 디딘 첫발이 아닐까 싶다.

[현재도 그 앨범은 음원사이트에 있다, MR-J (Mad Rapper-J, 젊은 제작자들답게 굉장히 강렬하다)의 타이틀곡인 'Feel So Good'을 들었다. 20년 전의 곡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도입부에서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의 'Feel So Good'을 샘플링했다.]

남: 앨범을 홍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힘들지는 않았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알려 달라.

그: 그리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똑같이 하라면 못 할 것 같다(웃음). 그땐 어리다 보니 아무 것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다녔다. Feel So Good의 샘플링 때문에 마침 수원에서 내한공연 중이었던 척 맨지오니를 무작정 만나러 가서 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낙 받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전부터 척 맨지오니의 변호사와 메일을 통해 곡 사용에 관해 얘기했으나 지지부진해 일단 찾아가 그에게 우리 곡을 들려 주고 사용허락을 받았다. 덕분에 타이틀 곡의 저작권은 25%만 갖고 있다.

남: 연예기획사의 업무에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떤 업무를 경험했나.

그: 출연섭외 및 홍보 등, 소속 아티스트 관련 업무, 마케팅, A&R(소속 아티스트를 위해 곡을 만들거나 외부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는 일 등) 등이 있다, 업무의 영역은 다 경험해 보았다.

남: 어떤 업무가 가장 힘들었나.

그: 아무래도 사람과 부대끼는 일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출연섭외 및 홍보가 힘들긴 했다.

남: 보람된 기억은.

그: 우리 회사와 함께 일하면서 어반자카파가 잘 됐을 때, 선미의 솔로 활동이 잘 됐을 때. 등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역시 소속 아티스트가 잘 되는 게 좋다. 함께 노력했으니까.
남: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면서 적지 않은 연예인을 만났을 텐데,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 줄 얘기가 있는가.

그: 연예인의 삶은 화려해 보이지만 정말 힘들고 고독하다. 흔한 표현인데 이 말보다 정확한 표현이 없다. 연예인으로 성공하기도 힘들지만 성공해서도 편하지만은 않은 길이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연예인들은 공통적으로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정말 열심히 한다.

남: K-Pop의 대단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문외한으로서 느끼기에는 음악의 장르가 많이 쏠린 느낌이다. 아이돌의 노래 아니면 트로트 밖에 없다. 이 부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주류와 비주류 음악으로 나뉘어 쏠리는 현상을 막기는 힘들다. 다양한 음악이 각광 받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연예기획사에게 한 편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기획사가 그런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윤과 직결되는 대중의 반응을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남: 최근 연예계나 스포츠 분야에서 아티스트 개인이나 선수의 과거로 인해 기획사나 소속 구단이 예측하지 못한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부분과 관련해 기획사의 입장은 어떠한가.

그: 기획사로서는 대단히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 전속 계약을 체결하거나 소속 아티스트로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기 이전에 반드시 본인에게 확인하거나 가능한 선에서 주변의 얘기를 들어 보지만 현실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일종의 영재발굴시스템처럼 소속사가 장래 유망한 아티스트를 어린 시절부터 돌보고 관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직능교육이지만 교육대상의 특성을 고려해 인성이나 교양 등의 부분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곳은 대형 기획사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없다.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일 아티스트의 경우 기획사가 그 아티스트를 처음부터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 보다가 성장가능성에 확신이 생겨 소속 아티스트로 영입하게 됐을 때, 바로 그 때에 비로소 (아티스트에게) 제대로 된 투자를 하면서 관리가 가능하다 보니 소속사가 그 이전 시기를 확인하거나 관여하는 일은 참 어렵다.

남: 향후 개인적인 계획이나 꿈이 있는가.

그: 직접 음악을 하지 않지만 음악인으로서 삶을 계속 살고 싶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좋고. 음악인으로서의 일이라면 다 좋다.

남: 소속 회사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그: 코로나의 영향으로 공연이 많이 없어지다 보니 분명히 영향이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음악을 듣는 사람이 줄지는 않았다. 멀리 뛰기 위해 움츠리는 것처럼 코로나 이후를 생각해 아티스트와 함께 열심히 제작하고 있다. 밖에서는 잘 안 보이겠지만.

남: 기획사와 소속 아티스트의 갈등이 있을 수 있겠다. 어떻게 해결하는가.

그: 사실 갈등은 항상 있다. 그게 정상이고. 그런데 '동반자'라는 생각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티스트가) '누구 덕에 돈을 버는데?', '(기획사가) '누구 덕에 이 자리까지 왔는데?'라고만 생각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
그룹 갓세븐 뱀뱀이 28일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중계된 2020 Asia Artist Awards(2020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2020 AAA)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뉴스가 주최하고 AAA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AAA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명실상부 NO.1 글로벌 시상식으로 거듭났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룹 갓세븐 뱀뱀이 28일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중계된 2020 Asia Artist Awards(2020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2020 AAA)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뉴스가 주최하고 AAA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AAA는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 명실상부 NO.1 글로벌 시상식으로 거듭났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기획사는) '현재의 아티스트의 위상'을 인정하면서 대화를 이어 가야 하고 (아티스트는) '기획사의 기여'를 인정하면서 대화를 이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동반자'라는 인식이다.

남: 일반인으로서 궁금하다. 일 때문에 알게 됐지만 개인적으로도 편하게 연락하는 연예인이 있는가.

그: (샵의) 서지영씨와 가깝다. 한 사람, 한 사람 다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다른 분들과도 잘 지낸다 (웃음).

남: 굉장히 어여쁜 딸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미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적이 있고. 딸이 연예인을 하겠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그: (웃음) 솔직히 안 시키고 싶다. 싫어서가 아니라 아까도 말했지만 대중 속에 살아가는 연예인의 삶과 과정은 힘들고 고독하다, '대단한 의지'가 아니라면 쉽지 않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남: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가.

그: 연예계에서 지내 온 시간을 후회하지 않지만 그 동안 참 바빴다. 가족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지 못했다.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고, 많이 미안하다고 꼭 얘기하고 싶다.

당연히 사랑하고 앞으로 더 잘 할 예정이다.

[인터뷰 후기]

지면 사정으로 대단히 간략하게 적었습니다만 20대 젊은이 네 명이 일단 회사부터 만들어 음반을 제작하고 만든 곡에 필요한 샘플링을 위해 직접 Chuck Mangione를 만나러 간 얘기는 대단히 인상 깊었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일단 회사부터 만들고 겁 없이 세계적인 뮤지션을 만나러 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필자는 부러웠습니다. '하고 싶어서' 앞뒤 재지 않고 할 수 있었던 그 용기요.

그는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대단한 의지'에 관해 얘기했습니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도를 도라고 부르면 도가 아니다)'라고 했던가요, 사실 정말 하고 싶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은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생각 외에는 별 다른 생각이 없을 겁니다..

그래서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걸까요?

꿈이 있는 누구라도 그 꿈에 이르는 과정을 즐기면서 기왕이면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 가는 당신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필자는 그가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대단한 의지'라고 표현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류호원 어버스컴퍼니 이사(왼쪽)과 남변. /사진=남민준 명예기자(변호사)
류호원 어버스컴퍼니 이사(왼쪽)과 남변. /사진=남민준 명예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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