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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불합격 이유는…" 알려주면 취준생들에게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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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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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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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서울 노원구에 사는 박모씨(26)는 지난해 2월 대학 졸업 후 1년 반 동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마케팅 직무를 희망하는 박씨는 대학 시절 내내 대외활동을 하고 관련 자격증도 땄다. 면접 때마다 "열심히 살았다"는 칭찬을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불합격이었다. 그는 "필기시험은 점수라도 있지만 면접은 탈락 이유를 몰라서 답답하다"며 "취업할 수는 있을까 걱정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1분기(1~3월) 실업률은 5.0%로 2001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15~29세)의 체감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고용보조지표를 통해 살펴본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청년층의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27.0%로 집계됐다. 사실상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란 뜻이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구직자들의 답답함도 커지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탈락해도 기업들이 개인에게 탈락 사유를 알려 주는 경우가 드물어서다.


구직자 10명 중 9명 "탈락한 이유 알고 싶다"…개정안 국회 통과될까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채용과정에서 불합격한 자에게 탈락 사유를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를 통과하면 불합격자가 구인자에게 탈락 사유 확인을 요청할 경우 구인자는 14일 이내에 탈락 사유를 고지해야 한다.

또 개정안은 고용노동부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 이상의 상시 근로자를 고용하는 구인자에 대해 매년 고지 의무 이행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위반한 구인자 명단을 공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구직자 10명 중 9명은 '이번 채용절차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24~27일 최근 1년간 구직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655명을 대상으로 탈락 사유 고지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93.2%)이 채용과정에서 자신이 떨어진 이유를 알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채용 탈락 사유 고지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19·20대 국회에서도 신경민, 민병두, 김수민 의원 등이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하지만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구직자에게도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음 채용에 도움될 것", "지원자에 대한 예의" 긍정적 반응


롯데그룹이 탈락자들에게 제공한 면접 평가표./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롯데그룹이 탈락자들에게 제공한 면접 평가표./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실제 롯데그룹은 2014년 하반기부터 자사 인적성·면접 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에게 이메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어 취준생들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면접 평가표를 공개하며 "참고해서 다음에는 더 잘해야겠다"고 밝혔다.

오는 8월 서울 한 대학교를 졸업하는 김모씨(25·여)는 "주변 친구들이 서류나 면접에서 떨어진 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더라"며 "기업으로부터 탈락 사유를 들으면 다음 채용을 준비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직무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박모씨(26·남)도 "며칠 밤새워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는데 아무 설명 없이 불합격이라는 통보만 받으면 가슴이 '쿵' 한다"며 "지원자들이 들인 정성을 봐서라도 탈락시킨 이유를 알려주는 게 지원자에 대한 예의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며 "면접은 콕 집어서 탈락 이유를 못 듣더라도 서류 전형에서 떨어질 땐 정량 스펙이 모자란 건지, 자소서를 못 쓴건지 이유를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귀하는 훌륭한 인재지만…" 형식적 통보 우려도


반면 이번 채용절차법의 실효성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지난해 대기업 상반기 채용의 면접 전형에서 탈락했다는 A씨(29·여)는 "당시 면접 분위기가 참 좋았다"며 "면접관들도 나한테 질문을 많이 던졌고 대답도 잘해서 솔직히 합격할 거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며칠 뒤 문자로 '귀하는 훌륭한 인재지만 우리와 맞지 않다'는 내용의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탈락 사유가 궁금했던 A씨는 기업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인사담당자로부터 "○명을 뽑았다", "정확한 탈락 사유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아마 기업에서는 이전처럼 '우리와 맞지 않다', '모집 인원이 한정돼 어쩔 수 없었다'는 형식적 대답만 내놓지 않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원하던 기업에 지원하고 2차 필기 전형을 앞두고 있다는 취업준비생 B씨(29·남)도 "필기 시험은 눈에 보이는 점수가 있지만 면접은 정성 평가인데, 납득할 만한 탈락 사유를 하나하나 알려주는 면접관이 있을까 싶다"고 부정적 반응을 내비쳤다.


인사담당자 "면접관마다 평가 다르기도…정확한 탈락 사유 고지 어렵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 600명 규모의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탈락 사유 고지가 지원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량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줘서 최종 합격시킨 적이 더러 있었다"며 "그런 경우 탈락자에게 '서류 점수는 좋았지만 면접에서 다른 지원자가 더 호감이어서 당신이 탈락했다'고 답변한다면 이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회사로 본인이 왜 탈락했냐고 묻는 전화가 자주 온다. 대답하기 곤란하고 마음이 안 좋다"며 "탈락자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면접관들 평가를 종합해 정해진 인원만 추려내는 상대 평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면접 전형에선 지원자들을 기계처럼 점수 매기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어떤 지원자에 대해 면접관들 의견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정반대로 갈리기도 한다"며 "그만큼 면접에서는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정확한 탈락 사유를 알려주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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