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부터 '식단관리'까지…보험사 '랜선 관리' 받아볼까

#.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은 나신상씨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그동안 비만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는데, '마른 비만' 판정을 받은 것이다. 평소 '빵순이'인 나씨는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로 결심했다.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요새는 '홈트'(홈트레이닝)를 위한 휴대전화 앱(애플리케이션)이 잘돼 있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친구에게 앱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친구가 추천한 앱은 '보험사 앱'이었다. '이게 웬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어 친구에게 다시 물었더니, 친구는 보험사 앱을 이용하면 건강관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경제적 혜택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생명보험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에 따른 대면 영업 위축과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 변화, 급격한 고령화 추세 등에 발맞춰 이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다. 식단 관리와 홈트레이닝과 같은 다이어트, 명상을 비롯한 정신 건강 서비스 등 보험사들이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종류가 다양해서다. 특히 서비스 이용률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홈트레이닝부터 식단분석까지…진화하는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보험사들이 현재 제공하고 있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크게 △건강관리 서비스·콘텐츠 제공 △보험료 할인 △목표치 달성에 따른 보상(리워드) 지급 등으로 구분된다.

우선 삼성생명의 'S(에스)-워킹' 앱은 연간 걸음수를 측정해 300만보(步) 이상 걸으면 보상을 제공한다. 하루 최대 1만5000걸음까지 인정된다. 목표를 달성하면 3만원권 상품권을 최대 16년 간 준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동시에 금전적 이익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교보생명 '케어'(Kare)는 몸 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챙겨준다. 이용자의 마음건강 상태를 분석해 주고, 그에 맞는 컬러(색) 테라피·명상·스마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스마일 서비스는 카메라를 이용해 웃는 사진을 찍으면, 그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이 밖에 걷기 목표 달성 등으로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데, 이 포인트는 나중에 편의점 상품권 교환 등에 쓸 수 있다.

한화생명의 '헬로(HELLO)' 앱은 이용자의 건강검진 정보와 일상생활에서의 건강 정보(활동량·영양·수면 등)를 기반으로 다양한 건강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컨대 AI(인공지능) 카메라를 활용해 음식을 촬영하면 해당 음식의 칼로리와 영양소 등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가입을 할 때 내 건강정보를 입력하면 신체나이도 확인할 수 있다.

신한생명의 '하우핏' 앱에서는 'AI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가 올바른지 확인해 주고,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별도의 웨어러블 장비(Wearable Device·착용가능 장비)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AI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운동 횟수와 정확도를 인식하고, 바른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코칭해 준다. 유명 헬스트레이너가 진행하는 라이브 수업을 통해 운동코칭과 실시간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고령화 추세…헬스케어 시장 더 커진다보험사들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경쟁은 더욱 가속화 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사회적 추세를 고려해 지금보다 더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해서다.

의료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환자의 건강과 질병을 예측·예방하는데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자 정부도 보험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진출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는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보험 계약자에게 스마트워치와 같은 20만~30만원대 웨어러블 기기를 주고 운동량을 측정한 뒤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 출시도 허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 대상이 보험계약자로 한정돼 있다 보니 헬스케어 콘텐츠 플랫폼 회사들이 국내 보험사들과 협업에 소극적이었다"며 "선진국 보험회사들과 비교해 국내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초기 단계인데 앞으로 소비자들을 만족 시킬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