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동산 특위, 임대사업자 폐지도 오락가락.."확정된 것 아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 김진표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택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임대사업자들을 만나 달래기에 나섰다. 임대사업자 제도 개편의 대략적인 계획안이 나왔을 뿐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라면서다. 또 제도 폐지와 별개로 생계형 임대사업자는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 특위 소속 홍기원 의원은 지난달 30일 임대사업자 모임인 대한주택임대인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3시간 가량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의견을 내면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민주당 부동산 특위가 발표한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선안'에는 앞으로 모든 주택 유형의 매입 임대주택 신규등록을 폐지하고, 지난해 7월 이전에 등록한 기존 사업자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혜택을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기존 임대사업자는 말소를 유도하는 방안으로 사실상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수순으로 해석됐다.

임대사업자들은 "집값 상승의 원인을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임대사업자 제도 변경에 대해선 헌법 소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은 일단 홍 의원 말대로 임대사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개선안을 마련해 전달했다. 협회 관계자는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폐지가 확정된 것처럼 나왔지만 (특위) 내부에서도 교통 정리가 안 된 느낌이었고, 국토교통부와도 논의가 안된 것으로 들었다"며 "(우리 의견을) 어느 정도 감안해주고 수정해 줄지는 미지수이지만 아직 입법 과정이 남아 있으니 최선을 다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에 대해 "당이 발표한 향후 정책 방향이 개략적으로 발표된 것인데 임대사업자들의 오해가 큰 상황"이라며 "중요한 건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만드느냐의 문제이니, 우려가 최소화되도록 계속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사업자들이 보낸 개선안을 가지고)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고, 부동산 특위 공급분과 의원들에게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등 부동산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대한주택임대인협회가 지난달 1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등록주택임대사업자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특위 "생계형 임대사업자 보호 기준 마련하겠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민주당 부동산 특위는 생계형 임대주택 사업자를 보호하는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방향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지만, 일부 생계형 임대주택 사업자는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유동수 특위 간사는 "(임대사업자) 폐지는 한 사람이 700채씩 갖고 있는 사람들의 혜택을 뺏자는 것"이라며 "생계형 임대사업자는 보호하기 위해 기준을 만드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채 이하, 소득금액 얼마, 몇세 이하 등 기준에 대해 상의해서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오해하는 부분이 임대사업자가 (집값 상승을 이끈) 아파트 위주로 임대사업을 한다는 생각"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은 다세대, 빌라, 오피스텔이고 이런 물건들은 시장에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다세대, 빌라 등 시장이 안정된 이유는 임대사업자가 연간 5% 이상 전세 보증금을 인상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런 순기능을 한 순간에 없애려는 건 문제"라며 "더 중요한 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제가 강화되면 이 비용을 전세보증금 등에 전가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임대사업자 이슈와 맞물리면서 전세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