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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으로 서비스 강요도…지친 사장님들 "1500원 리뷰 알바 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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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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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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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의 한 배달음식점 후기/캡쳐=쿠팡이츠
쿠팡이츠의 한 배달음식점 후기/캡쳐=쿠팡이츠
서울 송파구에서 2년째 샌드위치 가게를 하는 한모씨는 최근 일어난 '새우튀김 환불 갑질' 사건이 낯설지 않다. 샌드위치에 들어간 계란프라이가 배달 과정에서 식었다며 별점을 낮게 주거나 악평을 써놓는 고객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다. 한씨는 "별점 후기가 장사를 접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며 "마치 고객 후기에 내 인생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배송된 새우튀김 색깔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하고 별점 1점을 남긴 소비자의 환불 압박에 시달리던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리뷰와 별점을 무기로 한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 악의적 후기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점주들이 늘면서 근본적인 체계를 되돌아봐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배달앱이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소비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이 늘면서 후기와 별점 관리는 자영업자의 숙명이다. 별점이 낮거나 악평이 많으면 자연히 고객이 줄고 영업이 어려워지다보니 '갑질'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고 자영업자들은 토로한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상황은 더 심해졌다.

마포구에서 배달 와플가게를 하는 홍모씨는 "생각도 못한 요구를 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했다. 홍씨는 "맛만 살짝 보게 토핑을 무료로 올려달라는 요청을 하거나, 요구를 안 들어주면 서비스가 나쁘다는 후기를 써 올린다"며 "들어주자니 속이 답답하고 안 들어주자니 두렵다"고 말했다.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지난 17일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중 63.3%가 별점 테러나 악성 후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별점과 후기가 매출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총 74.3%에 달했다.



건당 1500원 리뷰 알바 구하기도..."음식보다는 리뷰에 치중하는 현상 발생"


일부 소비자는 음식 주문 시 '후기를 잘 써주겠다'며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한씨는 "가게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커피를 서비스로 주면 후기를 잘 써주겠다는 고객이 몇 있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받곤 후기는 쓰지 않는 '먹튀'를 당한 적도 있다고 했다.

홍씨도 "별점이 4점 이하로 찍히면 별점 평균이 확 내려가서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후기 잘 부탁드린다는 쪽지를 써서 작은 젤리에 붙여서 보내는데 가끔 '이게 뭐하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후기에 매출이 좌우되니 일부 업주들은 별점을 높이기 위해 '리뷰 알바'를 쓰기도 한다. 실제 인터넷에는 건당 1500원에 '리뷰 알바'를 구한다는 게시글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소상공인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소상공인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고객 후기나 별점 등이 자영업자들의 마케팅 경로로도 쓰여 시장에서 당장 '별점 체계'를 없애긴 어렵단 주장도 있다. 현실적으로 보다 인간적인 체계로 개선할 방안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민생경제연구소 등은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앱 내 평가에 대한 점주 대응권 강화를 요구했다. 악성 후기를 삭제하거나 점주의 답변 댓글 작성, 비공개 후기, 배달과 음식 품질에 대한 평가 분리 등이다. 또 별점 평가에 재주문율, 단골점유율 등 객관적인 지표를 추가하라고 촉구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어찌보면 소비자 권리일 수 있는 부분을 없앨 순 없다"면서도 "소비자 유인 혹은 다른 매장에 대한 악의적인 마음으로 대가를 지급하고 후기를 맡기거나 배달 앱에서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를 처벌할 법을 만드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별점 자체가 매장이나 업체, 개인 노동자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도록 다른 지표를 개발하는 일이 동반돼야 한다"며 "어떤 절대적인 권력이나 지표가 생기면 곪거나 부작용이 생기는 게 필연적이다"고 했다. 이어 "다른 지표들을 만들어 허위나 악의적인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점주들이 음식 맛이나 위생 등 본질적인 부분보다는 리뷰 이벤트 등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게 현실"이라며 배달 품질과 음식 품질에 대한 평가 분리 등의 개선으로 별점 테러로부터 업주들을 보호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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