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10만전자 될까…"삼성전자 2Q 영업익 11조 넘는다"

28일 저녁 11시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북 프로'을 소개하고 있다.

2분기가 채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전망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예측하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14개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73,500원 0.00%)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무난히 넘어서며 기존 기대치를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29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14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이 11조209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1463억원) 대비 37.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14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10만3071원이다.


◇2Q 영업이익 전망치, 최고 11.6兆-최저 10.7兆가장 높은 영업이익 전망치는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가 제시한 11조6000억원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부문별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반도체 6조8000억원 △DB(디스플레이) 9000억원 △IM(휴대폰) 2조8000억원 △CE(가전) 1조원 등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가장 재미없었던 주식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기대감이 컸던 파운드리에서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이라며 "8/5나노 공정수율 개선, 파운드리 신규계약에 따른 가격 인상, 의미 있는 추가수주 가능성 가시화 등 하반기부터는 파운드리 개선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견조한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 증가 속에 서버향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파운드리 정상화에 따른 이익이 회복되며 초기 팹 비용 감소 효과 등으로 반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IM 부문 비용 감소, DB 부문 보상금 환입, CE 판매 호조 등으로 전 사업부 영업이익이 기대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14개 증권사 중 가장 낮게 전망치를 제시한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도 10조7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삼성전자 이익을 예측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는 늘어날 것으로 봤다는 얘기다.


한달이 안되는 기간 내에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1일 내놓은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에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2000억원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11조40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삼성전자 디스카운트는 매출정체 탓, M&A로 돌파해야"

삼성전자와 하만이 '디지털 콕핏'을 공동개발해 'CES 2018'에서 최초 공개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아울러 삼성전자가 장기간 매출성장이 부진한 탓에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디스카운트(할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M&A(인수합병) 등으로 성장 동력을 구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진투자증권의 이 연구원은 "전 세계 기업들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위 10위권에 드는 회사는 삼성전자, 애플, 아람코, 아마존 뿐이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삼성전자보다 많은 회사는 2개 뿐"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큰 회사는 줄잡아 15개사에 이른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에 비해 삼성전자의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면서도 "엔비디아, TSMC 등 비교대상 업체들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낮게 평가되는 것은 극히 낮은 매출 성장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 200조원을 넘긴 후 지난해 겨우 236조원을 기록했고 최근 8년간 삼성전자 매출의 CAGR(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1%에 불과하다"며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성장 또는 변화의 가능성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게 필요하고 M&A 또는 사업조직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기"라고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IM, DP, CE, 하만(전장) 연 매출이 190조원에 정체돼 있고 반도체는 가격 등락에 따른 매출 변동성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장기 성장을 위해 M&A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올 1분기 말 삼성전자는 순현금이 전년 동기(97조5000억원) 대비 15% 늘어난 111조8000억원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전장사업, 차세대 반도체 등으로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