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석유 다툼'에 美 개입한다…백악관 "고위급 대화중"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원유 공급 합의를 두고 충돌한 사우디아라비아 및 아랍에미리트(UAE)와 각각 고위급 대화를 해 왔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플러스(+) 회의가 전날 취소된 후 미 행정부 차원의 관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 회담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지난 주말 및 이번 주에 들어와 사우디·UAE 및 관련 파트너들의 관료들과 여러 차례 고위급 대화를 해 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OPEC+의 회담이 돌연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전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OPEC+ 협상 및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의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이 협상이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회담의 당사자가 아니지만 정부 관료들은 관련 정부들과 (OPEC+ 내에서) 제안된 (원유) 증산이 진행될 수 있는 절충적 해법을 촉구하기 위해 관여해왔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도 "우리는 OPEC+의 협상 및 그 영향이 코로나19 팬데 세계 경제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합의 도달을 위한 OPEC 회원국들의 지속되는 대화에 고무돼 있다"며 "지속되는 회담이 (유가가) 감당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로의 접근을 촉진할 것"이라 했다. 또 "분명히 유가에 대한 영향은 우리의 커다란 관심사"라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 UAE 정부와 직접 연락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예상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행정부의 어느 부처가 사우디 및 UAE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답하지 않았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는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백악관의 누구와도 직접적으로 회담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OPEC 회원국들 사이에서 발생한 대화에 대한 최신 상황을 듣기 위해 직접적으로 그들(사우디, UAE)과 관여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가스 가격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유가의 영향이 전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 UAE 측에 타협안 도출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벤 케힐 CSIS 선임연구원은 S&P글로벌플래츠에 "미국 정부가 (원유) 공급량을 늘리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사우디와 UAE간) 화해를 추진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들(미국 정부)이 유가에 대해 공황상태에 빠져 있진 않을 것이고 대신 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가면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장중 2014년 11월 후 고점인 배럴당 76.98달러까지 올랐지만 장 중 반락해 전거래일보다 2.4% 낮은 배럴당 73.37달러로 하락했다.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전날 2018년 후 처음으로 배럴당 77달러대로 상승했다가 이날은 3.5% 밀린 배럴당 74.53달러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