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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집중된 권력 나눠야 진정한 '협의 민주주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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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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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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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민국4.0 Ⅳ]<1>'더 나은 민주공화국을 위하여' 上

[편집자주] 2022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머니투데이가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와 함께 9회에 걸쳐 '대한민국 공론장'을 마련합니다. 어느 정파에도 얽매이지 않고 모든 후보와 정당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는 좌담회를 진행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릴 맹목적 진영논리나 인기 영합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여야·좌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생산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 대안 경쟁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청와대에 집중된 권력 나눠야 진정한 '협의 민주주의' 가능"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로1. 대한민국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 참모진 업무공간 등이 모인 청와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선 400여명(경호처 제외)의 청와대 직원들이 일한다. 청와대는 법률상 대통령의 비서실이다. 정부조직법 14조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을 둔다'에 따라 만든 임의 조직일 뿐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입법과 행정, 사법의 기능 모두를 지휘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제왕적 권력'을 휘두루는 곳이란 지적도 있다. 청와대가 입법부나 행정부 위에 존재하는 양 국정을 좌지우지하면서 대한민국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권력을 줄여야 '더 나은 민주공화국'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소불위 권력을 의회와 행정부 등으로 나눠야 '협의 민주주의'가 가능해 질 수 있다고 한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16일 본사 4층 대회의실에서 공공정책전략연구소와 좌담회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 핵심 어젠다가 될 이 문제를 다뤘다. 좌담회엔 과거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하 윤여준)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하 유인태)을 비롯해 국회의원 출신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이하 김관영),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룹장(이하 박상훈)이 참석했다.
&#039;대한민국4.0 Ⅳ&#039; 좌담회. 왼쪽부터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대한민국4.0 Ⅳ' 좌담회. 왼쪽부터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靑 중심 국정시스템을 바꾸자


-김관영: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그동안 우리 정치권에서 꾸준히 문제로 제기됐던 청와대 비서실 중심의 국정운영 시스템에 대해 논의해보겠습니다. 이 주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후보들간 핵심 아젠다가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경험을 하셨고 국회의원 경험도 있으신 유 전 총장님과 윤 전 장관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유인태: 정부출범 초기에 관료들은 청와대 행정관들 눈치를 보기 급급합니다. 장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청와대 의견이 다르면 부처에선 아무 결정도 못합니다. 청와대 비서실 직원 숫자가 많으면 그만큼 내각에 힘이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윤여준: 저는 과거 여러 정부에서 총 세차례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청와대 근무 시절 어느 누구도 비서실이 방대하다는 데 문제의식이 없었어요. 청와대 조직이 거대하다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제도화가 중요했지만, 제도화는 커녕 막강한 청와대 권력이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을 받게 만들었습니다. 민주화의 상징인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이게 청와대 권력이 비대한 '대한민국 대통령제'의 역설입니다.

-김관영: 두분께서 실제 겪으셨던 얘기를 해주셔서 더욱 생생하게 들립니다. 정치분야 베스트셀러 '청와대 정부' 책을 쓰신 박성훈 그룹장께서 한말씀 해주시죠.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박상훈: 청와대 비서실이 국가적 의제를 주도하면 행정부는 물론 의회나 정당도 제 역할을 못합니다. 대통령이 모든 문제를 다루는 건 대통령에게 부담이 너무 크죠. 그러다보면 청와대가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과도한 힘을 갖게돼 야당 등과 갈등의 요소가 됩니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누는 걸 반대합니다. 대통령이 힘이 있어야 비서실도 권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중심이 돼 국정을 밀고 나가는 건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할 민주정치와 거리가 멉니다.

-김관영: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유인태: 헌법에 나와 있는대로 총리에게 국무위원 제청권을 줘야합니다. 헌법 제87조 1항을 보면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죠. 청와대 권력이 막강하면 지금처럼 거대 여당일때 여야가 합의한 사안도 청와대가 "대통령의 뜻"이라며 거부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내각에 좀 더 힘이 실려야지 청와대 비서실이 힘을 많이 가지면 안됩니다. 특히 어느 정부에서나 나타난 현상이지만, 청와대 비서들 중엔 차기 선거에 출마하려고 경력쌓기용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많아요. 이런 사람들이 국정에 결정 권한을 갖는 건 상당히 위험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윤여준: 우리 국민이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필요합니다. 권력 분산을 경험하지 못한 국민들에겐 대통령제가 좋아보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제 자체에 권력 집중 요소가 많습니다. 근래에 와서 대규모 자연재해나 테러 등이 발생했을때 집행권력인 행정부의 신속한 대처가 중요한데, 각 부처의 힘보다 청와대 권력이 더 강하니까 적절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결국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박상훈: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기보단 우리 헌법에 나와있듯 국무회의를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돼야합니다. 그래야 정당들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풀어야할 갈등은 합리적으로 논쟁하면서 전체적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겁니다. 헌법 취지에 맞게 국무총리가 좀 더 전체 국정 운영에서 일상적인 행정을 맡고, 또 국회와 밀접하게 일을 같이 하면 장관들의 자율성이 생깁니다.

-김관영: 그동안 여러 대통령들을 보면 수시로 반의회주의적 발언을 하셔서 안타까웠습니다. 국회를 경험해 보신 분들임에도 중요한 정책을 두고 야당이 토론하자고 하거나 비판하면 발목잡기라고 깎아 내립니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런 행태가 심각한 정치 불신을 만들고 분열 정치와 팬덤 정치를 강화시킵니다. 많은 대권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권력을 분산하고 책임총리제를 비롯해 내각을 중시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만 되면 그렇게 안합니다. 국민들이 이번 대선에선 감시를 잘 해서 그런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4.0 Ⅳ&#039; 좌담회. 왼쪽부터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대한민국4.0 Ⅳ' 좌담회. 왼쪽부터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국회의원이 존경받을때도 있었다...30년전엔"


-김관영: 내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협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유인태: 1988년 총선때 여소야대가 됐습니다. 그때 민주화를 이룩하고 나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았습니다. 군사정권을 지나면서 국정의 모든 현안과 중요한 문제를 의회에서 여야가 상의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꿈꾸고 있는 협치가 된거죠. 5공 청문회를 비롯해 모든 국정을 국회의원들이 의회에서 다뤘죠. 국회의원들도 지금과 달리 지역구에 가면 인기가 많았고요.(웃음) 국정 현안을 다시 국회에서 논의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만이 국민통합과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여준: 협치는 여야가 함께 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 현실에서 여당은 철저히 대통령제 지배하에 있습니다. 대통령은 협치를 원하지 않을 거예요.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고 정책을 빨리 결정하기 위해 야당을 패싱하고 싶어합니다. '급한데 언제 합의를 하냐'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여당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강행처리를 하려고 합니다. 대통령의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협치는 힘든 게 현실입니다.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관영: 대통령이 5년 임기의 단임이기 때문에 그런건가요? 성과를 내려는 조급함 때문일까요?

-윤여준: 그런 측면도 있죠. 문제는 민주정부는 반응성과 책임성이 있어야하는데, 5년 단임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요구에 반응성이 없어집니다. 또 책임을 물어야하는데 5년만 하고 나가니까 책임성도 없어져요. 그렇다고 여당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습니다. 정당은 수시로 이름과 로고를 바꾸고 과거와 결별합니다.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성도 있지만, 반응성과 책임성이 없기 때문에 더 큰 문제입니다.

-김관영: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박상훈: 정치의 역할은 시민들이 좀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변해야하고, 정부 운영 방향이 변화돼야 합니다. 여야가 서로에게 거부감이 드는 정치를 하기보다 협력이 가능하고 연합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다수제(다수결 결정)보단 합의제에서 운영해야 바람직합니다. 새로운 정부가 등장한다면 우리나라 헌정 구조를 분권화, 다원화 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는 논의를 해야합니다. 임기 중에 필요하다면 개헌을 하는 게 좋겠지만, 꼭 개헌이 아니더라도 정부 운영을 합의제로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합니다.

-윤여준: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수시로 만나야 합니다. 과거에도 보면 청와대 비서실이나 여당 중진들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줘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야당을 압박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야당도 국정운영에 협조할 수 없게 되죠. 대통령이 야당의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합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인태: 의회의 협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선거제도를 바꿔야합니다. 여당이 원사이드로 다수일 때 보면 불비례성이 너무 커요. 노태우 전 대통령은 36% 득표율로 100%의 권력을 차지했고, 41% 득표율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의원의 경우도 지금처럼 득표율보다 과다대표되는 소선거구제가 아닌 비례성이 강화되고, 시민의 뜻이 잘 반영된 선거제가 필요합니다. 기득권을 쥔 거대 양당은 소선거구제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겠지만, 21대 국회에서 지혜를 모아 선거제도를 개혁해야합니다.

-박상훈: 외교안보 분야는 초당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역내국가로 중국, 역외국가로 미국을 신경써야합니다. 우리 안에서 외교나 안보 갈등이 있으면 두 강대국의 영향력이 더 커집니다. 외교안보는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에게 직접 설명하고, 공동 책임을 지며 운영하는 게 필요합니다. 혁신경제처럼 미래를 위한 일, 또 노동문제처럼 갈등이 심한 분야는 국회가 주도해서 사회적 합의를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가 힘이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비토 세력만 생깁니다. 합의가 필요한 분야는 입법부가 해야합니다. 이밖에 재정과 예산은 행정부가 중심이 돼서 책임지는 겁니다. 국무총리가 이 영역에서 파생되는 갈등도 줄여가고, 여야 합의만 된다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가 일정한 사회적 필요에 따라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책연정이 다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관영: 여야가 합의를 해서 초당적으로 대처해야할 게 부동산입니다. 가장 중요한 민생정책이고 여야의 이념적 대결이 많지 않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부동산은 여야가 바뀌면 갈지자 정책 행보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게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입니다. 여야가 함께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부동산 로드맵을 만들고,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지키자는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것입니다. 협치만이 갈등을 최소화시키면서 공존과 타협을 이끌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합니다.

☞좌담회 참석자 주요 이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16대 국회의원 △문민정부 환경부 장관 △전 청와대 공보수석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14·17·19대 국회의원 △20대 국회 사무총장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김관영 공공정책전략연구소 대표: △19·20대 국회의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변호사·공인회계사(행시 36회·사시 41회)

*박상훈 국회 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 △정치발전소 학교장 △후마니타스 대표 △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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