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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여성단체 어디갔냐","혜경궁·부선"…혐오 문구 낙서장 된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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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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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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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이른바 '쥴리의 남자들' 벽화가 흡사 낙서장으로 변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여성 혐오를 담은 문구들이 즐비한다. 여성계 일각에선 애초에 벽화에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고 적힌 것과 이후 대선 주자 주변 여성 이름이 등장한 것을 두고 여성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일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인근 외벽 '쥴리 벽화'. 이전의 그림과 문구는 지워지고 "페미, 여성단체 다 어디갔냐", "부끄러운 줄 알아" 등의 문구들이 덧씌워 있다. 벽화 위엔 "'통곡의 벽' 맘껏 표현의 자유 누리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2일 찾아간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인근 외벽 '쥴리 벽화'. 이전의 그림과 문구는 지워지고 "페미, 여성단체 다 어디갔냐", "부끄러운 줄 알아" 등의 문구들이 덧씌워 있다. 벽화 위엔 "'통곡의 벽' 맘껏 표현의 자유 누리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페미, 여성단체 어디갔냐"…그림엔 아직도 검은색 페인트


2일 오후 찾은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인근 '쥴리 벽화'에는 '페미, 여성단체 다 어디갔냐?', '부끄러운 줄 알아', '부선궁인가? 혜경궁인가?' 등의 문구가 써 있었다. 벽화 위엔 ''통곡의 벽' 맘껏 표현의 자유 누리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난달 31일 보수 유튜버가 검은색 페인트로 벽화를 덧칠한 후 해당 벽화는 정치적 풍자를 빙자한 '낙서장'으로 변해 있었다.

'쥴리 벽화' 옆에는 그래피티 벽화 몇 점이 더 있었지만 훼손된 상태는 아니었다. 이날 벽화를 보러 온 시민들은 "벽화를 훼손한 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온 김모씨(53)는 "덧칠까지 해가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모씨(29) 역시 "주변 여성들을 여기에다 쓰고 여성혐오를 불러 일으키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벽화는 지난달 28일 처음 등장해 윤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금발 여성 그림 밑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 등이 적혀 있었다. '쥴리'는 김씨가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소문과 함께 언급되는 예명이다. 논란이 되자 서점 측은 지난달 30일 논란이 된 문구를 흰색 페인트로 지웠다.

일부 시민단체는 벽화를 설치한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1일 활빈단은 "'쥴리' 논란이 널리 알려져 벽화의 글을 누가 보더라도 김씨를 특정해 연상하게 된다"며 "벽화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정치적 폭력이자 김씨에 대한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해당 고발건에 대해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일 찾은 서울 종로구의 서점 인근 '쥴리 벽화'/사진=홍순빈 기자
2일 찾은 서울 종로구의 서점 인근 '쥴리 벽화'/사진=홍순빈 기자


쥴리·혜경궁·부선…"정치적 논쟁이 여성혐오 조장한다"


여성계 일각에선 벽화 하나로 인한 정치적 논쟁이 젠더 갈등까지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자들이 벽화에 계속해서 여성혐오 표현을 적는 것 자체만으로도 전체 여성에 대한 사회적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학자인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쥴리의 꿈' 등의 문구는 여성의 꿈이 자신의 신체 자본을 이용해 권력자 옆 영부인이 되는 것이라는 전형적인 꽃뱀 서사를 암시하고 있다"며 "가부장제에 있어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해서 비하, 모욕하고 여성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방식이 벽화에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쥴리 뿐 아니라 혜경궁, 부선 등 대선 주자 주변 여성들을 인신공격하고 모욕하는 여성혐오 표현은 각 정당의 정치적 결집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여성이 공격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선거 네거티브 논쟁은 한국 여성인권이 우리 사회에 어디쯤 와 있는가를 드러내준다"고 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고 "여성에 대한 혐오와 공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표현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논란이 된 벽화는 여성혐오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고 했다. 또 "어떠한 이유에서든 대상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하·조롱받는 방식으로 폄하돼선 안 된다"며 "여성을 향한 명백한 폭력이자 인권침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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