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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재영 자매 없어도…'원팀'의 진정한 의미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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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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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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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의 열화일기] 2달 전에 패배한 일본-터키 잇따라 승리한 여자 배구 대표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대한민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은 중요한 경기마다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하듯 끝까지 버티며 4강전에 진출했다. 한땀 한땀 흘린 노고의 편린이 소중하게 기억될 만큼 점수 한 점 얻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동의 눈물이 쏟아졌다. 심장이 쫄깃한 경기를 치르고 보면서 선수들과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고 당부했던 말이 '원팀'(one-team)이었다.

원팀의 기운은 감독으로 시작해, 주장 김연경으로 모여 선수들에게 퍼졌다. 차이 나는 실력을 원팀의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이 습관처럼 쏟아질 때, 선수들은 보란 듯이 기적 같은 승리를 연이어 따냈다.

불과 두 달 전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와 비교해도 놀라운 선전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우리 팀은 세 번째 경기인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0대 3 셧다운 패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터키와의 경기에선 1대 3으로 패했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많은 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의 올림픽 승리 가능성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던지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학폭'(학교폭력) 가해자로 드러난 이다영·재영 자매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들 자매를 다시 '필승 카드'로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재연된 건 터키와의 올림픽 8강전을 치르기 전이었다. 이들은 지난 2월 학폭 가해자로 드러나 대한민국배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쌍둥이 자매를 복귀시켜 인성 문제는 잠시 미루고 승리부터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영 선수를 두고는 국제경험이 많고 공격이 빠른 편이라고 옹호했다.

이들이 빠진 경기 결과는 놀라웠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었던 한국 대표팀은 매치 포인트 1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듀스를 만들어 결국 역전에 성공했고 국제대회에서 2승 7패로 열세를 보인 터키 전에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대표팀이 기적 같은 승리를 쟁취한 데에는 '원팀'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대표팀은 지금과 같은 선수진으로 경기를 뛰었다. 심지어 '공격에 능한' 이재영 선수도 함께했다. 하지만 8강에서 우리 팀은 탈락했다.

여자 배구팀의 도쿄 올림픽이 리우 올림픽과 다른 점은 이들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온전히 전달했다는 것이다. 주장 김연경은 "해보자, 해보자…"를 끊임없이 외치며 팀의 사기를 북돋웠다. 1시간만 자고 출전한 터키와의 경기에서 마지막 세트 한 점을 남겨둔 14대 13 상황에서 "침착해, 하나만 하자!"고 소리치며 팀을 하나로 묶은 단결력은 그 어떤 실력 앞에서도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과 동의어로 통했다.

이들의 불굴의 정신력에서 재영-다영의 실력은 그리 큰 무기로 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확인할 수 있듯 김연경 선수와 심적 앙금이 남아있던 관계를 고려하면 이들의 불참이 원팀을 구사하는 데 더 큰 결속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선수들의 기량과 실력은 경기, 특히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한 승리의 잣대라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팀으로 이뤄진 경기는 분명히 실력 그 이상의 가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막연히 느끼고만 있었던 이 가치를 우리 대표팀의 경기에서 똑똑히 확인했다. 서로 다독이며 웃음과 눈물을 공유하고 팀원의 실수를 무의식적 침묵으로 질책하지 않고 "해보자"며 전부를 끌어안는 진정한 '원팀'의 자세 말이다.

6일 열릴 4강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어쩌면 질 수도 있다. 그렇다해도 우리에게 보여준 남다른 '올림픽 정신'의 가치와 철학은 오래오래 남을 것이 분명하다. 그걸 다시 한번 보기 위해 6일 경기가 이토록 기다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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