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인가?" 연봉 130억 버는 로지가 걸친 '한줌' 브라탑

낫랩을 상의처럼 걸친 가상인간 로지/사진=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여름이니까 시원하게 스카프탑"

반얀트리 호텔에서 쉐보레 전기차, 신한라이프까지… 2021년 광고업계를 휩쓴 블루칩 가상인간 로지(ROZY).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명에 육박하며 연봉이 130억원에 달한다는 로지는 지난 7월20일 상의 대신 스카프 한장만 걸친 사진을 올렸다.


상의 또는 브라탑 대신 로지가 걸친 한 장의 스카프는 바로 영국 프레쉬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의 낫랩(Knot wrap)이다. 낫랩은 스카프 또는 보자기 사이즈의 천으로, 한번 쓰고 버려지는 비닐 또는 종이 포장재를 대신하기 위해 출시된 것이다. 로지는 지난 6월29일에도 낫랩을 이용해 직접 봇짐 모양의 가방을 만드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Z세대 가상인간 로지(ROZY)는 환경을 사랑해 로지는 지난해 8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전문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MZ세대(18세~34세)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탄생시킨 가상인간이다. 로지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Z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친환경에 열정적인 20대 여성으로 탄생했다.

낫랩을 가방으로 만들어 걸친 로지/사진=로지 공식 인스타그램

때문에 로지의 인스타그램에도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배출량을 줄이자), '업사이클링'(재활용에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작업)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로지가 걸친 낫랩은 러쉬 영국 본사에서 지난 2005년 처음 선보인 친환경 포장재다. 러쉬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포장 쓰레기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쓰레기를 제로(0)에 수렴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천 포장재인 낫랩(매듭을 묶을 수 있는 천)을 출시했다.


낫랩의 원단은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나 인도의 여성 커뮤니티에서 만든 100% 오가닉 천으로 제작돼 친환경·공정무역·오가닉의 가치를 한꺼번에 담았다. 가격대는 7000원~1만9000원대다. 러쉬에서는 비누·배쓰밤 등 선물 포장을 할 때 낫랩을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집에서 낫랩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법에 대해서도 적극 알리고 있다.
로지처럼…Z세대의 친환경 사랑에 지난해 낫랩 9만개 팔렸다 러쉬코리아에서는 가상인간 로지에게 낫랩을 협찬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로지가 낫랩 보자기 가방 사진이나 낫랩을 옷처럼 입은 사진을 올려서 깜짝 놀랐다"며 "낫랩을 활용해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줘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로지가 입은 낫랩은 광고가 아닌, 그녀의 '취향' 그 자체였던 것이다.

러쉬의 낫랩 제품 이미지/사진=러쉬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러쉬코리아의 낫랩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2018년부터다. 비닐 포장지를 비롯한 포장재 쓰레기 증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낫랩 판매량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6월 결산법인 러쉬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낫랩의 판매량은 전년비 40% 늘었다. 지난 1년간 팔려나간 낫랩의 수도 9만7396개에 달한다. 낫랩이 종이 포장재보다 더 사랑받는 포장 아이템으로 정착한 것이다.

낫랩은 로지처럼 스카프탑으로 옷처럼 걸칠 수 있으며 봇짐같은 가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머리에 걸쳐 헤어밴드로 활용해 '에코 패셔니스타'가 될 수도 있다. 또 도시락을 감싸 도시락 가방으로도 쓸 수 있다. 낫랩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은 무궁무진해 '보자기 아트'를 방불케한다.

선물받은 낫랩이 맘에 들지 않으면 러쉬 매장에 가져가 새로운 낫랩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러쉬에서는 기존 낫랩을 가져오면 새로운 낫랩을 50% 할인해주는 낫 스왑(Know Swap) 서비스도 시행 중이다. 포장재를 줄이려는 제도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며 이같은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은 매년 더 높아지고 있다고 러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