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와인테크' 해볼까?…423만원 와인, 4년만에 2152만원까지 올라

#지난 2일 1700만원짜리 와인 1병을 파는데 100여명이 몰렸다. 1000원 단위로 해당 와인의 일부를 살 수 있는 조각투자였다. 연간 기대 수익률이 15~25%로 웬만한 적금 이자보다 높아 7분 만에 완판됐다.

4년 반 새 가격 상승률 409%. 희소 가치가 높아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름세인 고가 와인 '1992년 르루아 뮤지니 그랑크뤼' 얘기다. 기존에는 개인 간 와인 거래와 보관이 어려워 와인 재테크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고가 와인 등에 투자하는 플랫폼이 생기며 국내에서도 일반인들이 소액으로 고가 와인에 투자하기 쉬워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분야 스타트업 '직토'가 설립한 자회사 '트레져러'가 이달부터 와인 조각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조각투자 업계에서 와인을 취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레져러는 '얼마야' 애플리케이션으로 물품가를 감정하고 해당 가격을 토대로 대출·매입·중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6월부터 명품 시계 등 현물 조각판매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조각 판매된 와인/사진= 트레져러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일에는 1700만원짜리 초고가 와인 르루아 뮤지니 그랑크뤼 1992를 홍콩 유통 파트너사로부터 들여와 조각 판매를 진행했다. 1년 뒤 홍콩 유통사에서 매각을 진행하도록 돼 있고, 기대 수익률이 연 15~25%라 인기를 끌었다. 그 전에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이 있으면 투자자들이 투표를 거쳐 되팔 수 있다. 2년 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트레져러가 투자자들로부터 판매 원금에 되사도록 했다.

트레져러는 지난 8일에도 같은 형태로 1000만원짜리 '르루아 르쉬부르 그랑크뤼 2000' 와인 1병을 조각 판매했다. 이번에는 약 3시간 만에 판매가 끝났고 40여명이 투자했다. 기대수익률은 역시 연 15~25%다.


고가 와인 투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와인 가격 상승세 때문이다. 트레져러 인공지능 엔진에 따르면 르루아 뮤지니 그랑크뤼 1992 1병당 가격은 월별 마지막 거래가 기준 2017년 1월 423만원에서 지난달 2152만원으로 409% 뛰었다. 르루아 르쉬부르 그랑크뤼 2000 1병은 같은 기간 344만원에서 1167만원으로 339% 올랐다. '로마네꽁티 그랑 크뤼 2008'은 1644만원에서 2786만원으로 170% 상승했다.

와인 가격과 코스피 지수 상승률 비교/사진= 트레져러

트레져러 관계자는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이 많지만 초고가 와인은 희소성으로 가격이 상승세라 투자 가치가 있다"며 "조각 투자로 소액으로도 고가 와인에 투자할 수 있게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인은 통신판매가 금지돼 그동안 온라인 등을 활용해 개인들이 거래하기 어려웠는데 플랫폼으로 거래를 용이하게 했다"며 "와인 보관도 홍콩 유통사에서 전문적으로 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조각투자는 고가 위스키 등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트레져러 관계자는 "맥켈란 위스키 등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는 물품을 다양하게 수급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