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맨유 팬들 내 응원가 '개고기송' 이제 그만"…이제서야 호소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서울=뉴스1) = 박지성이 21일 오전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전북현대 클럽 어드바이저 위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북 현대 제공) 2021.1.21/뉴스1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40)이 "(한국에선) 개를 먹는다"는 가사가 담긴 자신의 응원가를 더이상 부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맨유는 4일(한국시간) 구단의 'UTD 팟캐스트'에 박지성이 출연했다며 본편 공개에 앞서 응원가에 대한 대화를 소개했다.

'개고기송'은 박지성 선수가 현역으로 뛸 때 맨유 팬들이 불렀던 응원가다. 박지성을 응원하는 한편, 맞수 리버풀을 깎아내리는 내용이다. 가사에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나아"라는 대목이 있다.

이 노래는 당시에도 한국인이나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심리를 드러내는 것으로 지적 받았다. 영국 내에서만 보더라도 리버풀 지역 비하로 비칠 수 있는 표현이다.

박지성이 이에 대해 말한 건 지난 8월 황희찬의 팀 이적과 관련 있다. 황희찬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 소속이었고 라이프치히가 맨유와 경기하던 날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입단(임대이적)이 발표됐다. 이때 맨유 팬들이 이 노래를 다시 불렀다.

박지성은 "내가 뭔가 해야한다고 느꼈다"며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 어쩌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그가 그 응원가를 들은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물론 맨유 팬들이 공격적인 의미를 담지 않았겠지만 맨유 팬들이 더이상 그런 내용을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맨유 팬들이 이 응원가를 불렀을 때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응원가를 갖게 되는 것은 선수로서 좋은 일이기 때문. 그러나"개고기를 먹는다는 가사에 대해 불편하기도 했다"며 "그런 가사가 허용되는 것인지,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그런 부분 역시 내가 적응을 해야 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과거에 한국이 개고기를 먹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먹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아주 오랜 과거의 모습이고 문화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뛰었다. 은퇴 후에는 맨유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