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노조 결성 추진…'귀한 몸' 美노동자 파업도 증가

/사진=AFP

미국 뉴욕의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들이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무노조' 경영 중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에 노조가 만들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인력 부족을 겪는 노동시장에서 미국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요구를 앞세운 노조 결성, 파업 등이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의 아마존 창고 4곳의 직원 2000여 명이 가칭 '아마존 노동조합'(ALU)을 꾸리고 노조 결성 투표를 치르겠단 청원을 오는 25일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노조 결성을 추진하는 이들은 "아마존이 노조 결성을 막는 관행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단결권을 이용해 집단적 협상력을 확보하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안전한 노동 환경, 유급 휴가·휴식·병가의 확대 등을 요구했다.

NLRB는 4개 창고 직원들이 합동 투표를 할지, 개별적으로 투표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노조 결성을 주도하는 전 아마존 직원 크리스 스몰스는 팬데믹이 심화하던 지난해 근무환경에 항의하며 파업을 이끌었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회사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WSJP에 따르면 아마존 대변인은 "노조가 직원들을 위한 최선의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노조가 중간에 끼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빠르게 개선하기 오히려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은 그동안 노조 결성에 반대해왔다. 노조가 요구할 수당을 이미 지급하고 있고, 직원과 직접 협상하길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아마존에서는 올해 4월에도 첫 노조 결성이 추진됐다가 무산됐다.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창고 직원들이 상급노조인 소매·도매·백화점노동자조합(RWDSU) 가입 찬반 투표를 했지만 투표자의 약 71%가 반대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으면서 노동자들의 파업이 늘고 노조 결성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뉴욕주 버펄로의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지난 8월 말 미국 노동관계위원회에 노조설립신청서를 냈다. 이에 스타벅스 본사가 결성을 방해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벅스도 1971년 설립된 후 '무노조'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법인이 소유한 미국 내 지점은 9000곳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노조가 설립된 곳은 단 하나도 없다.

미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내 178개 기업에서 파업이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파업만 40건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가을 파업 건수가 급증해 '스트라이크토버(Striketobe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 노동부의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는 327만명으로 지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많은 인력들이 더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 퇴사를 한 걸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3개월 연속 1000만 건을 넘어서 미국 내 구인난 상황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충분한 임금과 안전 조치 등을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현재 파업 등으로 터져나오고 있단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고도 노동자 처우 개선엔 투자하지 않는 것을 보며 노동자들이 분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