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쌓인 정유株…난방 수요 증가에 '리오프닝' 수혜까지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가파른 정제 마진 상승세와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정유주가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가는 정유주 비중이 높은 S-Oil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28일 S-Oil (74,000원 ▼2,000 -2.63%)은 전일 대비 5000원(4.69%) 하락한 1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은 이날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2.5% 증가한 7조117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해 54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인 4840억원을 13.5% 상회했다.

S-Oil은 실적과 관련 "글로벌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수요 회복과 재고 감소로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이 반등하고 있는 시장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신규 고도화시설(RUC)을 포함한 핵심 설비 가동률을 최대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정제 마진은 지난 8월말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다. 아시아 정제마진은 3분기 평균 3달러에서 현재 8달러를 상회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 겨울철 난방 수요와 리오프닝에 따른 항공유 회복이 더해지면 4분기 이후 시황은 꾸준히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아시아 국가들의 백신접종 확대로 산업활동이 정상화되면 경유 수요가 추가 창출될 수 있고 항공용 이동 역시 재개되면서 등유(항공유)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산업용 경유, 항공유 수요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정제마진이 10달러에 근접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정제마진은 휘발유 홀로 견인한 2015년 호시황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국내 정유주 중에서 S-Oil을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현재 에너지 대란과 그린플레이션 우려가 기존의 화석연료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순수 정유업체인 S-Oil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다. 친환경 정책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현상을 말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의 에너지 대란은 구조적 탈탄소 정책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며 "S-Oil은 순수정유업체로 본업 외 변수의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제마진 상승이 주가에 가장 잘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유는 장기적으로 소비량이 점차 줄어들겠으나 2022년까지는 제한적인 공급량 내에서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더 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계가 친환경 기조에 맞춰 경유 소비량을 규제하는 정책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중국 석유제품 수출 쿼터 규제, 미국 원유생상량 제한 등 공급량 또한 제한되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 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친환경 규제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을 압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 인프라 투자로 인한 경유 설비 활용 증가, 중국 굴삭기 판매 역대 최고 기록 등을 고려했을 때 경유 스프레드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며 "국내 정유사는 석유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중간유분(경유, 항공유) 비중이 커 더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