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비 부진했다"는 이재현 CJ회장, 10조 어디 투자하나

이재현 CJ 회장/사진= CJ

이재현 CJ (142,000원 ▼10,700 -7.01%)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을 위해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4조3000억원은 인재 확보와 AI(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전환에 쓰고 나머지 5조7000억원 이상은 인수합병(M&A)와 투자, 연구개발(R&D), 콘텐츠 강화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3일 이재현 CJ 회장은 사내방송과 사내망을 통해 전 임직원에 'C(문화).P(플랫폼).W(건강).S(지속가능성).' 4대 미래성장엔진 중심의 중기비전을 밝히면서 그룹 혁신성장 방향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실책"이라며 "새로운 영역과 영토로의 확장을 위한 혁신적 M&A 등을 적극 지원하며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0조원 중 4조3000억원은 CJ의 브랜드 가치 향상, 미래형 혁신기술, AI·빅데이터, 인재 등 무형자산 확보와 AI 중심 디지털 전환에 투자한다.

CJ 관계자는 "브랜드를 높이고 신성장 동력으로 추구하는 신사업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며 "최고 인재 확보를 위해 성과가 나오면 즉각적이고 파격적인 보상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5조7000억원 이상은 M&A와 지분 투자, R&D, 콘텐츠 강화, 인프라 관련 투자 등에 쓸 방침이다. 4대 성장엔진으로 꼽은 문화, 플랫폼, 건강, 지속가능성 분야 위주로 투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분야에서도 대형 사업을 지속 발굴해 육성한다.

이재현 CJ 회장이 꼽은 4대 미래성장엔진 C.P.W.S/사진= CJ

앞서 CJ제일제당 (333,500원 ▲4,500 +1.37%)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싱가포르 갑각류 배양육 기술 보유 기업 시오크미트와 이스라엘 배양육 전문 기업 알레프팜 등에 투자했는데 이 같은 투자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CJ ENM (83,300원 ▲400 +0.48%)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콘텐츠 제작사 인수 등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3년간 10조원 투자 규모 자체만 보면 예년 투자 계획 대비 크게 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향후 미래성장 관련 네가지 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것"이라며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113,000원 ▼1,600 -1.40%), CJ ENM 등 주요 계열사들을 통한 기업인수, 신규투자 조치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투자와 역량을 4대 미래성장엔진에 집중해 3년내 그룹 매출 성장의 70%를 4대 미래성장엔진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재현 회장은 "앞으로 CJ는 트렌드 리딩력, 기술력, 마케팅 등 초격차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주도할 최고 인재들을 위해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혁신해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컬쳐(문화)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글로벌 및 디지털 확장을 가속화하고 웰니스(건강), 서스테이너빌러티(지속가능성) 즉 공정, 갑질불가, 상생은 기본이고 세계적 흐름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신사업으로 미래 혁신성장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