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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나비효과' 이재용 재판 쉬자 생긴 일…삼성에 문 연 美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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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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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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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지역 출장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미 지역 출장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캐나다 토론토 삼성전자 AI(인공지능)연구소 방문,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모더나 설립자 면담, 17일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CEO(최고경영자) 면담, 18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원 회동, 19일 백악관 반도체 공급망 해법 논의, 20일 미국 시애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CEO 면담.

5년만에 북미 출장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주일 일정표다. 미래성장동력으로 꼽는 인공지능 분야의 글로벌 연구개발 거점 방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빅테크·바이오 업체 경영진 면담과 미국 정계 고위 인사 회동까지 이 부회장은 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미국 끌어안기…민간외교관 역할 톡톡


촘촘한 일정도 일정이지만 짧은 기간 이 부회장이 만난 이들의 면면이 만만찮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지만 삼성전자는 19일 회동에서 백악관 고위 인사를 만나 반도체 2공장 투자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 정부 핵심 인사들을 접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지난 4월 백악관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책회의에 호출했을 때, 러몬도 장관은 지난 9월 반도체 4차 회의 때 관련 업무를 전담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기간 발표하고도 6개월 가까이 확정하지 못했던 미국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 최종 부지를 포함해 세부 투자 사항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능 나비효과' 이재용 재판 쉬자 생긴 일…삼성에 문 연 美백악관

삼성전자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한 양국 정부와 민간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백악관 회동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을 만나 하원에 발이 묶인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과 관련해 한국 등 해외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도 미국 기업과 차등 없이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 인사들을 두루 만나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직접 전한 것이다.

특히 외국 기업 대표가 개별적으로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면담을 진행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 정가(政街)에서도 "삼성과 이 부회장이라 가능했던 회동"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과 이 부회장의 인맥이 복합적으로 얽혀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빅테크 기업 CEO와 잇단 면담…백신 협력 등 논의


민간 부문에서 이어진 비즈니스 미팅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6일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의 누바 아페얀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17일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최고경영자)를 각각 만나 바이오 분야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국내 통신장비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조9000억원 규모의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수주를 위해 베스트베리 CEO와 수차례 직접 화상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모더나의 누바 아페얀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산업 협력 등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맨위 왼쪽 사진). 이 부회장이 지난 17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맨위 오른쪽 사진). 이 부회장이 20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협력 분야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아래 사진).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 모더나의 누바 아페얀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바이오 산업 협력 등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맨위 왼쪽 사진). 이 부회장이 지난 17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맨위 오른쪽 사진). 이 부회장이 20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만나 협력 분야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아래 사진). /사진제공=삼성전자

두 사람은 2010년 스페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각자 삼성전자와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의 대표로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이번 회동을 계기로 차세대 통신 분야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오 역할론 확인이 부회장은 아페얀 의장과의 회동에서는 백신 위탁생산을 위한 기술 도입과 삼성을 모더나 백신 생산의 아시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나섰다. 지난달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워싱턴D.C 일정을 마친 뒤 미국 서부 시애틀로 넘어가 주말인 20일에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 현지 기업 경영진을 잇따라 만났다. 마이크로소프와 아마존은 반도체, 모바일,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자이자 협력관계를 유지할 동맹군으로 꼽힌다.



"이재용 역할 확대 방안 고민할 시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는 23일 또는 24일 귀국하기 전에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를 거쳐 구글 등 빅테크 기업 경영진을 추가로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가석방 상태에서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삼성물산 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의혹 재판이 대입 수능 시험일이었던 지난 18일 휴정되면서 생긴 열흘 정도의 공백기를 이용해 추진됐다.

재계 한 인사는 "이번 출장은 역설적으로 이 부회장과 삼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삼성이 얼마나 역동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 부회장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정치권과 우리 사회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과 매주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미래사업 발굴 등에서 과감한 행보를 재개해야 할 시점"이라며 "미국 출장을 계기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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