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대통령 뽑고 싶다" 발달장애인, 차별구제 청구소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애인 단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두고 법원에 발달장애인의 투표보조를 지원하는 임시조치를 신청하고 차별구제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단법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도 대통령을 뽑고싶다'는 구호를 내걸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회견은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피플퍼스트, 사단법인 두루, 재단법인 동천 등이 함께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4월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보조 지원을 거부당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발달장애인 12명이 국가인권위에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의 참정권에서의 차별금지를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 총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이 투표보조 없이 혼자서만 기표소에 들어가게 했다. 이전 5년간 선거사무지침에 따라 제공되던 기표 과정에서의 발달장애인에 대한 투표보조 부분을 지침 내용에서 삭제한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에 따르면 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발달장애인은 이동이나 손 사용에 어려움이 없어 지원이 필요한 신체 장애 분류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판단돼 법의 지원대상에서 빠져왔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발달장애인도 '투표소 안에서의 투표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선관위는 5년 동안 '발달장애'(지적, 자폐)도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게 했다"며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는 갑자기 법규정만을 근거로 지침에서 발달장애인 투표보조를 삭제해 선거 당일 투표권을 박탈했다"고 했다.

이어 "국가인권위는 장애인 단체들의 진정서를 접수받고 지난 3월 26일 선관위에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당한 편의제공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교육을 실시하라고 시정권고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선관위는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국민이며 투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며 "선관위의 자발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원의 임시조치를 통해 발달장애인 참정권에 대한 긴급구제를 요청하려 한다. 발달장애인 참정권이 법원에서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