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감금·폭행당한 대만 국회의원…"전남친 왜 연락해?"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대만의 민진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인 가오자위(高嘉瑜) 위원. / 사진 = 연합보

대만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다른 남성과 연락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연합보에 따르면 민진당 소속 입법위원(한국의 국회의원)인 가오자위(高嘉瑜)는 이날 오전 입법원(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언론이 보도한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복수의 대만 매체는 가오자위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가오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서 "사회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지만 나쁜 사람들도 많다"라며 "항상 제게 잘해 줬던 남자친구가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이 너무 바보 같다"고 말했다. 또 향후 데이트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가오 위원의 남자친구인 린모씨는 지난달 11일 가오 위원을 신베이 직할시 반차오 지역의 한 호텔에 2일간 강제로 감금한 채 폭력을 휘둘렀다. 린씨는 가오 위원이 전 남자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보고 가오 위원의 목을 조르거나 얼굴과 온 몸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린씨는 가오 위원을 촬영한 동영상으로 헤어지지 못하도록 협박하거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청부살해하겠다는 위협을 가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가오 위원은 지난달 30일 폭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대만 경찰은 린씨를 불법 구금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1일 오전 1시 긴급 체포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데이트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에 대만 정계에서도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인 차이잉원 총통은 가오 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한 뒤 연인 간 폭력행위를 엄중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