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뉴욕양키스' 모자를 좋아해" K-수출역군된 이 모자

MLB 모노그램 패턴 모자 이미지/사진=MLB

K-패션 브랜드 MLB의 야구모자가 중국 패션시장에서 대박을 내며 한국의 운동모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내수 중심의 K-패션업계에서 보기 드문 수출역군으로 등극하면서 MLB 브랜드를 전개하는 패션기업 F&F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무역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운동모 수출액은 전년비 72% 증가한 2708만 달러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중국향 수출액은 1972만 달러로 전년비 1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전체 운동모 수출액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은 73%로, 지난 2019년 31%와 비교해 중국 수출 비중이 대폭 늘었다.


중국향 운동모 수출을 견인한 기업은 F&F다. F&F의 MLB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탄생한 K-패션 브랜드로, 2020년 3분기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MLB의 주력 상품인 야구모자는 중국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서 한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많이 착용한 MLB모자가 '연예인 모자'로 알려지며 유행해서다. 특히 MLB모자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큰 로고와 '로고 플레이'(로고를 반복하는 패턴) 디자인,선명한 색감으로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충족시키고 있다.

MLB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F&F 중국법인 매출은 올해 400%대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MLB의 매출 급증에 F&F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21.7% 증가한 95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MLB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법인 매출액은 12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4% 늘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 개점한 MLB 매장 수는 408개에 이른다.

MLB 모자와 의류, 액세서리 이미지/사진=MLB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운동모 수출액 급증의 주된 배경은 F&F의 중국 시장 진출"이라며 "F&F의 야구모자는 대부분 한국에서 생산된 뒤 완제품 형태로 중국 자회사로 수출되는 형태로 MLB의 야구모자 수출 덕분에 한국의 운동모 수출이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MLB가 대박을 내고 국내에서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성장이 견조한 가운데 F&F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원을 넉넉히 돌파하며 토종 패션기업 빅5(삼성물산패션, 한섬, LF, 코오롱FnC, 신세계인터내셔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현재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F&F의 2021년 매출액은 1조3996억원, 2022년 매출액은 1조9053억원으로 추정된다. 2022년 MLB 수출 추세에 따라 국내 패션기업 매출 1위의 자리도 넘볼 전망이다.


특히 F&F는 K-패션 브랜드 기업 가운데 수출업체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뷰티업계 및 의류 OEM(제조, 개발, 생산)과 달리 그간 K-브랜드를 붙인 패션기업의 수출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F&F는 2020년 패션·섬유업계서 유일하게 1억불 이상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제 3억불 수출탑을 향해 전진하는 중이다.

패션업계 한 전문가는 "MLB는 중국에서 야구모자에서 빅볼 청키를 비롯한 신발, 스트리트 웨어, 이지웨어부터 가방까지 전 품목 매출이 고르게 늘며 현지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며 "4분기는 물론, 2022년에도 중국법인 고속 성장에 힘입은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