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지원 종료까지…3월 '소상공인 부실 파도' 온다

"자영업자 부채는 금융안정 3대 과제 중 하나다"(고승범 금융위원장)
"소상공인 리스크 관련 충격흡수 능력을 보완하겠다"(정은보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와 금감원 수장이 '소상공인 리스크'를 올해 금융시장의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인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3월 종료되면 금리 인상과 함께 잠재됐던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코로나 금융지원 관련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127조8680억원으로 1년 사이 2배 이상(2020년말 58조9240억원) 증가했다. 분할납부와 이자상환 유예 금액을 더하면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 금액은 137조5440억원으로 늘어난다.

코로나 확산으로 2020년 4월 시작된 중기·소상공인 금융지원은 이후 3차례 연장을 거쳐 오는 3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영업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라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영업 환경은 열악하다. 월간 카드매출이 5만원 이상인 활동사업자는 지난해 3월 196만에서 반년 뒤 182만으로 6.8% 줄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87조5000억원으로 1년사이 14.2% 늘었다. 특히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었다.


수입은 늘지 않는데, 대출 원리금은 증가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영업자의 DSR(원리금상환비율)은 37.1%로 비자영업자보다 약 6%포인트 높다. 폐업하면 정부의 금융지원이나 손실보상에서 제외될 것을 우려해 빚으로 사업을 끌고 간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일 열린 정 원장과 금융·경제관련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도 소상공인 여신 부실화는 주된 논의 주제였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간담회에서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어 이들 계층의 금융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특히, 음식·숙박업 등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자영업자의 경우 상환유예를 종료하더라도 분할 상환 등을 통해 연착륙 유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실화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하락도 전망됐다. 박종규 금융연구원장은 "중소법인.소상공인 차주 상환유예 종료 시 (은행업의)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고 위원장은 지난 6일 "(코로나 금융지원 관련) 금감원과 긴밀히 소통하고, 금융사와 더 협력하면서 현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갈지 검토하겠다"며 "코로나 상황과 실물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지 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