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왕복 운반비 80만원...시멘트업계 '감당못해'

시멘트 화물차 운반비용이 3년 간 최대 20%가량 오르면서 업체들의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대량(25톤)으로 시멘트 가루를 운반하는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운반요금 인상으로 이 기간 1000억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인상된 운반요금을 적용하면 서울-부산(800㎞) 간 왕복 운임은 약 80만원에 달한다.

12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올해 화물차 안전 운송운임이 2.67%, 위탁운임은 2.66% 올랐다.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화물차 안전운임제는 운수업자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2020년 처음 도입된 제도다. 최저임금(시급) 제도처럼 화물주(화주)와 운수업자 간 금액을 정해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화물차 안전 운임위원회에서 결정되며 운반거리에 따라 책정된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인상폭이 다소 낮아졌지긴 했지만 비용부담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제조사인 화주와 운수업자가 직접 계약하는 경우 왕복 800㎞ 기준 운임은 77만8100원, 하차대기료(1시간 이후 30분마다 1만원) 등을 고려하면 실제 비용은 80만원 안팎이다. 화주와 운수업체 간 계약은 위탁운임은 같은 구간 71만6200원이다.

안전운임 도입 이후 시멘트 업계가 추산한 부담 비용은 1000억원에 달한다. 안전운임이 도입 된 첫해 위탁운임이 12.2% 증가했고 지난해 5.9%가 올랐다. 화주와 직접 계약하는 운송운임은 첫해에는 인상하지 않았고 지난해 8.97%를 올렸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업계 비용부담이 △2020년 500억원 △2021년 400억원 △2022년 1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 자료사진./사진=머니투데이DB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기름값과 감가상각 비용 등도 제조사에서 부담한다. 운수업자는 한달에 600만~700만원을 챙겨간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안전운임이 도입된 첫 해 집단행동에 나선 제주지역 운수업자들은 한달 급여로 1300만원을 요구했다. 논의를 거쳐 950만원 선으로 협상했다. 운수업자와 화주가 이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하고 싶어도 행정처분(과태료 500만원)을 받게 된다.


유연탄(고효율 석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탄소중립 등 환경개선 작업까지 추진 중인 시멘트업계는 과도한 비용전가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특히 안전비용을 부담했지만 운수업자 처우개선에 쓰였는지도 미지수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운송시장 문제해결 비용을 화주만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통사고 수치나 과적, 과속 등 운수업자 처우가 개선됐다는 주장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는 BCT차량이 전국 2700여대 규모로 화물운임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해 대표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에 가입한 비중은 10~20%정도로 알려진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자유경쟁과 시장가격 형성 등 정상적인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물운임과 원자재, 환경개선 사업 등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시멘트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표업체인 쌍용C&E (7,000원 ▼10 -0.14%)는 다음달 주요제품 가격을 1톤(t)당 18%가량 인상키로 했다. 지난해 시멘트 업계는 2014년 이후 7년 만에 1톤당 공급가격을 5.1%인상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