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암 산림청장 "올해 33만 임업인 염원 담은 '임업직불제도' 첫 시행"

최병암 산림청장./사진제공=산림청

"올해는임업직불제도(임업·산림 공익직접지불제도)가 시행되는 첫해로 임업인을 위한 지원정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매우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입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7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 33만여명에 달하는 임업인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임업직불제도를 드디어 올해부터 시행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최 청장은 "어렵게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위법령과 세부지침 마련에 최선을 다해 잘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는 임가의 낮은 소득 보전을 통해 무분별한 산림개발에 따른 훼손을 막는 등 산림의 공익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임업인에게 산림보호활동, 친환경 임야, 교육이수 등 일정한 공익의무를 부여해 이를 준수하면 직불금을 지급한다.

산림청이 산림경영을 통해 공익기능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임업인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만들고자 오랜 기간 기울여 온 노력의 산물로 지난해 11월 30일 관련법이 공포돼 오는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이 제도가 안착되면 임가 평균소득 1차 목표치인 농가들의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공익직불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농업, 수산업과 달리 산림의 공익기능 기여에 대한 보상과 임업소득 보전 혜택에서 소외됐던 임업인들의 불만도 달래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병암 산림청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산림청의 성과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 지난해는 산림정책의 중장기적 발전에 있어 진일보한 진전들을 이룬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먼저 산림이 국가 탄소중립 실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산림부문 탄소중립 장기전략을 마련했고 원활한 이행에 필요한 임도 확충 등 각종 기반을 다졌습니다. 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활성화를 위해 임업인의 경영안정 및 활성화에 필요한 임업직불제법이 지난 16년간의 논의를 바탕으로 제정됐습니다. 아울러 목재수확방법도 경관·재해영향을 고려해 친자연적으로 정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산불·산사태 등 국민을 위협하는 산림재해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피해면적이 각각 74%, 98% 감소했고 포용성 높은 산림복지로 우리 숲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심신을 달래주는 치유와 쉼터의 장이 됐습니다. 중앙아시아·중미 등으로 산림협력의 외연도 확대하고 글래스고 정상회의 논의를 주도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산림복원의 리더국가로 발돋움도 했지요. 지난 한 해 유의미한 결실을 얻기 까지 아낌없는 비판과 격려, 지원을 해 주신 국민과 임업인, 그리고 임업, 환경단체 등 여러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세계산림총회라는 국제적 행사를 치러야 하는데 준비상황과 전망은 어떠신지요?
▶오는 5월2일부터 6일까지 산림분야에서 가장 큰 국제회의인 제15차 세계산림총회가 '숲과 함께 만드는 푸르고 건강한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총회는 지난 11월 개최된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105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 '산림 및 토지 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선언'을 구체화하고 이행을 진전시키는 중요한 회의가 될 것입니다. 즉 산림파괴를 멈추고 산림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전 세계가 동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현재는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으나 다가오는 5월은 코로나 상황이 좀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방역, 수송, 회의 준비 등에 철저를 기해 국내·외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성공적인 총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최병암 산림청장./사진제공=산림청

-올해 대선 등 현안이 많은데 산불과 관련된 징크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봄철 산불에 대한 전망과 준비는?
▶그동안 산불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선거가 치러지는 해와 짝수해가 유독 크고 작은 산불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겹친 올해 봄철 산불대응은 기상·사회적 여건 등을 감안해 1월 중순부터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조기 가동해 24시간 산불예방과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산불은 신속한 진화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방에 중점을 두고 원인별 맞춤식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신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스마트) 등 과학기술에 기반한 산불대응시스템과 산불진화드론 등을 현장에 적용하고 공중·지상진화자원의 효율적인 투입을 통해 산불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임업직불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목재수확 제도 개선의 후속 조치는?
▶지난해 9월 산주·임업인·목재산업계·환경단체 등의 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목재수확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면적 모두베기 방식 친환경적으로 개선 △목재수확 사전·사후 공적 관리 및 감독 강화 △생태계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SFM) 기반 마련 △보조금, 벌칙 및 인센티브 제도 개선 △목재수확 방식에 대한 투명한 정보제공·홍보 등이 주요 내용으로 그동안 현장 적용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와 과학적 근거 및 지침마련을 위한 연구를 추진해 왔습니다. 개선된 목재수확 제도의 조기안착을 위한 법제화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올해 상반기 중 개정 법률안이 통과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력하고 제 때에 하위법령을 시행해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목재수확 제도 개선을 위해 새롭게 반영된 사전 타당성 조사, 목재수확 사전·사후 모니터링, 목재생산 안내정보 제공 등 업무 매뉴얼을 보급해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산림탄소중립 추진 전략은?
▶ 산림청은 환경·임업 단체, 국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아 지난해 말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수립했습니다. 나무를 심고, 가꾸고, 이용하는 산림의 순환경영과 보전·복원을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4개의 핵심과제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자 합니다. 먼저 유휴토지에 숲을 조성하거나 도시숲을 늘려 나가는 등 신규 조림을 확대하고 북한 산림복구 사업과 국제산림협력을 통해 신규 탄소흡수원을 확충하겠습니다. 경제림육성단지와 목재생산림을 중심으로 산림순환경영을 활성화하고 탄소흡수능력과 생태계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종자·묘목 생산으로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국산목재의 이용을 확대해 탄소저장·대체 효과를 증진하고 재생에너지원인 산림바이오매스는 소규모·분산형 공급체계를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산림보호지역을 확대하고 핵심 산림생태축의 복원사업을 추진해 탄소흡수원을 보전하는 한편, 산지전용과 산불·산사태·병해충 등 재해 피해를 최소화해 탄소배출 저감에도 기여토록 하겠습니다.

- 산림복지의 다각화 방안은?
▶산림청에서는 국민 누구나 산림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자연휴양림, 숲체원, 치유의 숲 등 산림복지시설을 확대하고 있으며, 산림복지시설 특성에 맞는 산림복지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한편 관련 프로그램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산림복지인프라를 활용해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산림복지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코로나19 대응 의료인과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국민들에게 숲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 심리안정을 지원하는 등 산림복지가 좀 더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올 한해 꼭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간단히?
▶올 한해, 우리 산림이 기후위기 등 국가적, 세계적 문제 해결의 해법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초석을 다져나가고 우리 임업의 선순환적 경영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목표들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산림의 탄소흡수력과 저장량을 높여나가기 위한 산림순환경영 등 산림관리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임업직불제법, 친환경적 목재수확제도를 안착하고 상반기 내에 산림자원법을 경영 중심의 산림경영법으로 전면 개정해 선진 임업경영 시대를 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산림 생물다양성 보전대책을 강화하고 산지관리 체계를 개혁하는 등 세계 각국에 공약한 바와 같이 산림의 전용과 손실을 방지하고 건강성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는 5월에 있을 제15차 세계산림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글래스고 선언문의 보다 진전된 결과물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발도상국 산림복원 및 남북산림협력 재개로 우리나라가 산림선진국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포용적 산림협력도 확대하겠습니다. 올 한해도 국민과 임업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최병암 산림청장 프로필 △1966년생 △인천 △중앙대 법학과 △행정고시 36회 △산림청 산림보호국장 △산림복지국장 △기획조정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