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실적 시즌 앞두고 낮아지는 4Q 눈높이

다음주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두고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기저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4분기에는 성과급 및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어닝 쇼크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시기긴 하지만 지난해 말 부터 수출 성장세가 둔화된 탓도 있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1~2월을 고점으로 둔화되지 않으면 올 1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의 분수령은 오는 26~28일이 될 전망이다. 26일에는 △현대모비스 △LG이노텍 △삼성물산, 27일에는 △NAVER △LG화학 △삼성SDI △ LG생활과학 △포스코케미칼, 28일에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미래에셋증권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FN가이드가 집계한 코스피200 기준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전분기 대비 2.9% 증가)한 655조원이다.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17.3% 늘어난 578조원으로 추정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석유화학, 자동차 등 대표 품목 수출이 고르게 성장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4분기 실적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9.6% 급증한 54조원이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11.3%가 감소한 수치다. 특히 전분기 대비 보험(-52.1%), 은행(-38.7%), 필수소비재(-31.1%), 증권(-31.8%), 통신서비스(-23.2%)의 하락폭이 컸다. 순이익 컨센서스도 3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9.9% 증가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7.9% 급감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수익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매파적인 모습을 보일 때마다 성장주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가치주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한다면 1분기 실적 전망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 증가해 약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49억5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액이 139억달러(약 16조65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가량 늘었지만 수입은 57.1% 증가한 189억달러를 기록한 탓이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소폭 둔화되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미국채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BEI)이 지난해 11월 2.7%로 고점을 통과해 최근 2.5% 수준으로 낮아졌다. 글로벌 제조업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2월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해 시장예상치 11.1%를 밑돌았다.

조병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 부근일 가능성은 있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아직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수익성과 건전성이 높은 종목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