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신라젠·셀트리온…바람 잘 날 없는 헬스케어 펀드

새해 들어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 횡령, 신라젠 (4,325원 ▲15 +0.35%) 상장폐지, 셀트리온 (192,900원 ▲3,200 +1.69%) 회계감리 등 헬스케어 산업에서 잇단 악재들이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연초 이후 국내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모두 하락했다. 설정액도 감소 추세다.

19일 펀드평가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펀드 중 국내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4개에서 9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별로 유출 자금액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33억원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27억원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1[주식]_운용' 26억원 △'DB바이오헬스케어3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운용' 4억원이다.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다 대표 펀드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의 수익률은 -10.79%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은 -10.69%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1[주식]_운용은 -9.29% △DB바이오헬스케어3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운용은 -2.78%다.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은 더 좋지 않다. '미래에셋TIGERKRX바이오K-뉴딜ETF(상장지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5.08%를 기록했다. 이외에 '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ETF',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ETF'와 'KBKBSTAR 헬스케어ETF' 모두 연초 이후 12% 이상 하락했다.


헬스케어 펀드가 맥을 못 추고 있는 것은 우선 올해부터 금리인상, 양적긴축 등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통상 벨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성장주들은 금리인상기에는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이라는 변수가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성장주 중에서도 유독 제약·바이오주가 하락하는 것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을 비롯해 셀트리온 회계감리, 신라젠 상장폐지 등 여러 악재가 줄줄이 터진 탓이다.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후 헬스케어 펀드들에 후폭풍이 불어왔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 임플란트 시장 1위, 글로벌 4위 업체인 만큼 대부분의 헬스케어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를 조금이라도 담고 있는 펀드들의 신규 판매는 중단된 상태다. 지난 6일 미래에셋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를 편입한 전 펀드의 신규 판매와 기존 가입자의 추가납입을 중단했고, 다른 증권사들과 은행사들도 연이어 관련 펀드 신규판매를 중지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해당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셀트리온그룹이 회계부정 의혹으로 회계감리를 받는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4년 만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종가 6만4600원, 시가총액 10조148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 만에 시가총액 2위로 밀려났다.

다만 이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회계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셀트리온그룹에 대한 안건 상정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셀트리온그룹 3형제의 주가는 상승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도 하루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국거래소가 전날 저녁 신라젠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헬스케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헬스케어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그래도 매크로 상황이 헬스케어주에 불리한 데다 셀트리온의 경우 거래정지가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이 불거져서다.

다만 하반기에는 헬스케어주들이 바닥을 잡고 올라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셀트리온 회계감리 문제의 경우 한 분기가 지나면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날 것이고, 그 경우 3년간 셀트리온그룹의 주가를 짓눌렀던 회계 불확실성은 해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에이비엘바이오 (24,550원 ▼450 -1.80%)가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등 헬스케어 업계에서 기술수출이 이뤄지고 있고, 임플란트 업체들도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상반기에 악재가 마무리되면 바닥을 잡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