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상장폐지 재수강…6개월 개선시간 벌었지만

신라젠 로고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렸던 신라젠 (4,260원 ▼15 -0.35%)이 6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한숨은 돌렸으나 넘어야할 산이 많다. 반년동안 재무구조를 비롯해 매출, 이익 등 실적 전반을 개선해 다시 시험을 봐야한다. 소액주주를 비롯한 투자자 입장에선 그나마 차선의 결과가 나온 셈이지만 마음은 아직 무겁다.

18일 한국거래소는 신라젠 상장폐지 문제와 관련해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를 열고, 신라젠에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예상한 것과 같은 결과다. 신라젠이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이들도 상당했지만 신라젠의 최대주주 변경과 재무구조 개선, 임상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 진척, 소액주주 피해우려 등을 종합해서 고려했을 때 코스닥위원회가 신라젠에 기회를 한번 더 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다만 6개월이라는 경영개선 기간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통상 1년 단위로 경영개선기간이 주어지곤 하지만, 회사가 단기간 내 개선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개선기간을 짧게 잡기도 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6개월은 회사에 무척 짧은 시간이다. 당장 회계감사와 감사의견, 주주총회를 준비하는데도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신약 파이프라인이 중요한 신라젠의 경우 뚜렷한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도 일단 코스닥 퇴출에서 벗어나 거래재개라는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라는 게 투자자들의 평가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2.2.8/뉴스1

한 소액주주는 "지난번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폐지 결정을 받아들고 가슴이 내려 앉아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남들은 주식에 코인에 부동산까지 돈을 버는 동안 우리는 시계가 멈춰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폐지 대신 회사에 6개월이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 만으로도 기쁘다"며 "이번엔 부디 잘 준비해서 거래재개까지만 갔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영개선기간 부여로 신라젠은 8월18일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8월18일 이후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한편 신라젠은 2020년 5월4일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들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지난달 18일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 심사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