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절반 "상반기 신입사원 한 명도 안 뽑는다"

17일 오전 대전 서구 목원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한 학생이 취업게시판을 지나고 있다. /사진 = 뉴스1

주요 대기업들 중 절반이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3월 초까지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경우 상반기 중 공개채용 진행이 쉽지 않다. 채용시장에 여전히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주요 대기업의 50.0%가 이같이 응답했다고 6일 밝혔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기업은 42.1%였으며, 아예 채용이 없는 기업은 7.9%였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신규채용이 없는 기업 비중은 21년도 상반기(63.6%)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 확산 이전인 20년도 상반기(41.3%)에 비하면 크게 높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움'(19.2%)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음'(17.3%), '회사상황이 어려움'(13.5%) 등 경영난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2020년~2022년 매출액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사진 = 전경련 제공

반면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은 50.0%로, 이들 중 54.3%가 채용규모가 작년과 비슷했으며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도 41.4%에 달했다. 전경련은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용여력이 있는 일부 기업들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대졸 채용시장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이공계열 전공자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10명 중 6명(61.0%)은 '이공계열' 졸업자가 차지했다. 인문계열(36.7%)과 의약, 예체능 등 기타 전공계열(2.3%)은 채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았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차기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노동, 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43.6%)가 가장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또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8.6%)와 신산업 성장 동력 분야 기업 지원(17.9%)도 필수적인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과 금리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용시장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차기 정부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기업규제 완화, 인센티브 확대 등 고용여력을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