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 신약후보물질 2개 가치만 '2조 클럽'-하나금투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30일 코스닥 IPO(기업공개)를 앞둔 정밀 표적치료제 설계·개발 전문업체 보로노이에 대해 11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가운데 2개 가치만 1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14일 분석했다.

개발단계가 가장 빠른 '엑손20 삽입(Exon20 insertion)'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가치가 6490억원, 'C797S·EGFR' 이중 돌연변이 치료제 가치가 1조2760억원으로 총 1조9250억원 규모라는 분석이다.


공모가 5만~6만5000원을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6667억~8667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PO 이후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로노이는 GDC(Genotype Directed cancer) 분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GDC란 유전적 원인이 규명된 암이다. 암의 원인이 밝혀져 있기 때문에 표적을 찾아내기 쉽고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 모델도 갖춰져 있다. 항암제이기 때문에 만성 질환보다 발암 독성이나 유전 독성 등 장기 안전성에 대한 규제 기준도 낮다.

현재 GDC의 표준 치료제로는 표적치료제가 사용된다. 아직 표준 치료제가 없는 GDC 분야에서는 1, 2상만 성공해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을 수 있다.


보로노이가 FDA 가속 승인을 목표로 하는 4개 분야 GDC 치료제 가운데 가장 빠른 성과가 기대되는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는 오릭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지난해 4분기 임상 1·1b상을 신청해 올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엑손20 치료제의 경우 올 상반기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임상 1·1b상에 진입할 예정으로 올해 안에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속 승인 여부에 대한 판단도 내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 가치 평가를 위해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은 GDC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가치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C797S와 가장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엑손20 등 2개만 분석했다. 보로노이는 2개 파이프라인을 각각 2024년, 2025년 가속 승인 받는다는 목표다.
박 연구원은 "임상이 진행되고 결과에 따라 성공확률이 높아지면 파이프라인 가치가 계단식으로 오를 수 있다"며 "향후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뿐 아니라 뇌 전이가 발생해 암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확대되면 추가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GDC 분야의 성공은 후보물질의 특성에 좌우되고 우수한 선택성과 결합력, 뇌 전이 암을 줄일 수 있는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핵심"이라며 "보로노이의 후보물질은 경쟁 약물보다 발암 원인 돌연변이에 대한 선택성이 높고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독보적이라는 점이 데이터를 통해 확인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가 세포·동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회사 내부 실험실을 기반으로 매년 4000여개의 화학물질을 합성하면서 55만개의 실험 데이터와 1만8000마리의 동물실험 데이터를 축적했다"며 "GDC는 보로노이의 약물 설계 능력이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분야"라고 분석했다.

보로노이는 100%로 자회사로 의약합성과 평가를 담당하는 보로노이바이오, TPD(Target Protein Degrader)를 개발하는 비투에스바이오를 뒀다. 현재 모회사와 자회사를 합해 박사 21명, 석사 50명 등 86명의 연구인력이 근무 중이다.

보로노이는 오는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5만~6만원이다. 오는 21~22일 일반청약을 거쳐 30일 상장 예정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