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도 주유소 사장님도 뿔났다…'카드 수수료 분쟁' 왜?

PG협회가 15일 신한카드 본점 앞에서 카드 수수료 일방 통보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박광범 기자

온라인 쇼핑몰의 '대표 가맹점' 역할을 하는 PG(전자지급결제)사들이 신용카드사들의 일방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상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인 주유소 업계도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한다. 동네마트에 이어 PG사, 주유소 등으로 '수수료 분쟁'이 번지는 분위기여서 카드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동네마트 이어 PG사도, 주유소 사장님도 "수수료 너무 비싸다"PG협회는 15일 신한카드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통보를 비판했다.


PG협회에 따르면 각 PG사는 기존 2% 초반대보다 0.05~0.1%P(포인트) 오른 새 수수료율을 카드사로부터 통보 받았다. 카드 수수료 상한선인 2.3%를 통보받은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G사들은 카드사를 대신해 온라인 쇼핑몰과 계약을 맺고 카드 결제와 지불을 중개하며 고객 민원이나 가맹점 배상책임에 대한 위험관리 비용을 부담한다. 최근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앞으로 조달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측되긴 하지만,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에 근거가 되는 과거 몇년 간은 조달금리가 낮아던 터라 수수료 인상 요인이 없다는 게 PG 업계 측 설명이다.

이에 PG사들은 적격비용 산정근거가 되는 원가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맹점 해지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PG협회 관계자는 "추후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을 경우 가맹점 해지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카드사가 아닌 1곳의 카드사와의 가맹점 해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PG사 뿐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는 주유소 업계도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현행 1.5%인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을 1%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최근 기름값이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주유소 경영난이 가중된 데 반해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수료 수익은 되레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유소 기름값에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는 정률제(1.5%)로, 유가가 오르면 수수료도 덩달아 늘어난다.

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면 고유가 시기만이라도 수수료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한다.

김정훈 석유유통협회장은 "판매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유류세분까지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3%에 달하는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며 "주유소 업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주유소도 살고 국민 부담도 낮추는 방안을 정부가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수수료 분쟁'에 카드사 '전전긍긍'카드사들은 최근 가맹점들과의 '수수료 분쟁'에 난감한 모양새다. 앞서 전국 5800여개 동네마트 점주들이 소속된 한국마트협회는 이달부터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보이콧'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수수료 인상폭이 가장 큰 신한카드에 대한 가맹점 해지에 들어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분을 일반 가맹점에서 메운다는 가맹점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온라인상거래 업체의 경우에도 약 92.2%인 매출 30억원 이하 업체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나머지는 적격비용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된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온라인 가맹점은 오프라인과 달리 카드를 긁고 나중에 카드값을 납부하지 않는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원가비용이 높다"고 했다.

이러한 분쟁의 근본 책임은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개입으로 표를 챙긴 정치권과 이에 동조한 금융당국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세·중소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를 선심성으로 낮춰주면서 결과적으로 일반가맹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한 셈이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율 인하로 이러한 혜택을 못보는 가맹점 사이에선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