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협력사 노조와 교섭하라니...행정소송 나설 것"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지난해 8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통제센터를 무단 불법점거한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사진=뉴시스

현대제철이 협력사 노조와 직접 단체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한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전날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단체교섭 상대 인정)' 재심에서 초심을 뒤엎고 현대제철이 교섭 당사자라고 판정한 중노위의 판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관련 사실에 대해 소명할 계획이다.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제철 협력업체 비정규직 지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52일간 불법으로 점거하고 시위에 나선 바 있다. 점거에 앞서 현대제철은 자회사를 통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들은 자회사가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협력사 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제철이 아닌 별도 법인의 소속이라는 이유에서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진행한 초심에서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까닭에 현대제철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중노위는 현대제철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반대되는 판정을 내렸다.

업계는 중노위의 이번 판단으로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문제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중노위가 교섭 대상을 산업안전 분야로 한정했지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불법 점거사태와 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사태가 업종을 불문하고 재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협력관계인 하청의 교섭을 원청에 부담을 지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중노위의 판정이 산업계의 근로 생태계를 흔들 수 있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제철은 "법·제도적으로 보장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