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배 수익' 스티커 재테크까지…포켓몬빵 열풍에 주가도 '훨훨'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최근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큰 인기를 끌며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23일 서울 한 편의점 문에 품절을 나타내는 익살스러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2.3.23/뉴스1

# 직장인 이 모씨(29)씨는 최근 학창 시절 수집한 '띠부띠부씰'(뗐다 붙일 수 있는 캐릭터 스티커)을 서랍 속에서 찾아냈다. 친구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스티커를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에서다. 이 씨는 "주위에 띠부띠부씰로 용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품귀 현상을 일으키는 등 인기를 끌자 2000년대에 판매됐던 포켓몬빵 속 스티커를 되팔려는 '추억의 재테크'가 뜨고 있다. 새로 나온 스티커에도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1998년 출시돼 2006년 단종됐던 포켓몬빵은 지난달 재출시되면서 첫 출시 때보다 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빵은 첫 출시 당시 월 500만개씩 팔렸는데 지난달 재출시 이후 한 달 동안 7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어린 시절 '띠부띠부씰' 스티커를 모았던 성인 소비자를 포함해 새로운 소비층이 더해지면서 광풍이 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포켓몬빵은 생산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품귀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띠부띠부씰을 판매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과거 출시됐던 1세대 원조 포켓몬 띠부띠부씰 모음이 수십만원에, 희귀 스티커가 한 장에 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적 희귀 스티커인 포켓몬 뮤의 경우 빵 가격(1500원)의 33배인 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스티커 재테크'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판매자는 "재출시된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띠부띠부씰 수집 열풍을 불러오면서 원조 스티커 몸값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 가격보다 훌쩍 뛴 시세에 판매할 수 있어 '쏠쏠한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켓몬빵 인기 덕분에 포켓몬빵을 제조·판매하는 SPC삼립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 1월 7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30% 오른 9만원을 웃돌고 있다.


주가를 가장 기본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실적도 나쁘지 않다. 2019년 영업이익 470억원으로 전년비 21.6%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이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잠정치)은 658억원으로 전년비 28.61% 증가했다.

올해도 실적 성장은 지속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PC삼립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797억원으로 전년비 21.18%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김수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포켓몬빵이 재출시 됐을 때 초기수용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면서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점점 모두가 특별한 경험해보길 원하면서 수요가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아직 포켓몬빵은 사이클의 초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가는 희소성이 있을 때 오른다. 띠부띠부씰의 가격이 떨어질 때 주가는 고점을 지날 것"이라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