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네'…시몬스 추격 따돌린 맏형 에이스침대

매트리스 제조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형제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침대 매트리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장남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와 동생 안정호 시몬스 대표 얘기다. 에이스 침대는 시몬스 침대의 추격을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맏형으로 입지를 다졌다. 시몬스는 창립이래 처음 연매출 3000억원을 기록하며 재추격에 나섰다.

15일 매트리스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침대는 지난해 매출액이 3054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성장했다. 1992년 시몬스침대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연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시몬스 침대는 2019년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지 2년 만에 50% 넘는 성장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같은 기간 25% 뛰었다.


시몬스침대는 프리미엄(고급화) 전략으로 지난해 실적을 개선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대리점을 주요상권으로 재배치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직영점(시몬스 맨션)으로 관리해 차별화를 뒀다. 지난해 전국 21곳의 시몬스 맨션 문을 열었다. 임차료만 117억원에 달한다. 36개월 장기 카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시몬스 페이도 주요했다. 회사 인력도 지난해 100명 이상 늘어 640명을 넘어섰다.

김성준 시몬스 침대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는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1억8000만원으로 2018년(6000만원)보다 3배 이상 급등해 효율성이 극대화됐다"며 "소비자 브랜드 경험 중심의 D2C(소비자 직접 거래) 유통체제가 갖춰진 만큼 올해도 상승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몬스침대가 맹추격을 벌였지만 에이스침대는 한 걸음 앞서 달아났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던 시몬스침대와 달리 성적표는 중·고가 제품으로 승부를 본 에이스 침대가 좋았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463억원으로 전년대비 19.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67억원으로 같은 기간 55.6% 뛰었다. 에이스와 시몬스의 매출액차이는 2020년 179억원에서 지난해 409억원으로 커졌다.


에이스 침대는 주력시장에 집중하면서 영업실적이 호전됐다. 전체 매출의 93%(3220억원)이 매트리스, 나머지가 가구다. 특히 소비자 접점확대를 위해 지난해 주요 상권에 대규모 복합형 체험매장 5곳 문을 새로 열었다. 전국 주요 백화점 매장도 8곳 선보였다. 에이스침대 주요판매 경로는 전국 대리점으로 전체의 95%가 이곳에서 팔린다.

에이스 침대가 업계 1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몬스 침대가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며 거센 추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상승과 코로나19(COVID-19) 반사이익까지 사라질 수 있어서다. 매트리스 업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례적인 실적신장을 보였지만 해외여행이 풀리고 방역지침이 완화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몬스침대는 고급화 전략으로 원자재 상승과 가격 정책에서도 다소 여유가 있다. 하지만 에이스 침대가 여전히 유통망과 소비자 인식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매트리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줄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사라지면 매트리스와 가구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1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