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0잔씩 마시며 만든 '이프레쏘', 5000만잔 팔렸다"

26일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24 본사에서 원대로 이마트24 디저트식품팀 MD가 이프레쏘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이마트24

"이 맛을 구현해내려고 초기엔 하루 200잔씩 커피를 마셨어요. 그 정도 마시니 구토가 나오더라고요."

이마트24의 원두커피 '이프레쏘'를 개발한 원대로 이마트24 디저트식품팀 MD(상품기획자) 말이다. 라지 사이즈 한 컵 1200원, 가성비를 공략한 이프레쏘는 지난해 총 5000만잔이 팔리며 인기를 끌고있다. 매년 매출액이 40%씩 성장하며 이마트24의 대표 PB(자체브랜드) 상품이 됐다.


이마트24는 2017년 8월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브랜드를 바꾸면서 같은 해 위드미의 드립커피 브랜드인 '테이크원'을 이마트24의 원두커피 브랜드 '이프레쏘'로 리브랜딩했다. 이름을 바꾸면서 이마트24는 원 MD에게 이프레쏘의 전권을 맡겼다. 즉석커피, 즉석커피 등을 맡는 카운터FF(프레시푸드)팀에서의 경험을 믿은 것이다.

원MD는 "평소 하루 3~5회씩 카페 투어를 다닐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긴 했지만 갑자기 커피를 홀로 맡으라니 막막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후 그는 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의 바리스타자격증 1~2급을 따며 커피 공부에 전념했다. 이미 경쟁사는 5년 이상씩 커피 브랜드를 키워 자리잡은 상태였다. 원MD는 "후발주자로서 따라가기 위해 독보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극강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였다"고 말했다.

편의점의 PB커피는 모두 1000원~2000원대 가격대로 '가성비'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용량 대비 가격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는 게 원MD의 설명이다. 원MD는 "업계 편의점 원두커피 중 이프레쏘는 용량이 300ml로 가장 많고, 타사는 180~250ml로 훨씬 적다"며 "타사는 모두 원샷을 쓰는데 우리만 투샷을 사용해 맛도 진하다"고 말했다.


원MD는 가성비는 잡되 커피 맛을 카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후발주자로서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는 방법이라고 봤다. 이에 기성 카페들처럼 투샷을 사용했다. 원MD는 "우리 커피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라질산 세라도 원두 중 가장 높은 등급인 NY2등급을 싱글오리진으로 쓴다"며 "다크로스팅해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처럼 진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원MD는 커피머신업체 관계자, 원두업체 관계자와 총 3명이서 '이프레쏘 개발팀'을 꾸려 다양한 원두, 로스팅, 분쇄 정도, 물 양, 추출 시간 등을 조절해 맛을 잡았다. 원MD는 "초기엔 하루 200잔씩 커피를 마시며 맛을 잡아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프레쏘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데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 원MD는 "최근 편의점 경영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의점 커피 중엔 이프레쏘가 최고다' 등의 글이 올라와 뿌듯했다"고 했다. 현재 6000여개 점포 중 75% 수준에 달하는 4500여점이 이프레쏘 커피를 취급하는데, 앞으로 그의 목표는 이를 90%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다. 그는 "이마트24를 찾았다가 우연히 이프레쏘 커피를 사가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엔 이프레쏘 커피를 사러 이마트24를 방문하는 이들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