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떠난 자리, 건설사들 '눈독'…물밑 경쟁 치열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에서 HDC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날 정기 총회에서 HDC 현산 시공단 계약 해지 의결의 건을 논의한다. 조합은 광주에서 잇달아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와 관련해 HDC현산과의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조합원 목소리가 높아지자 긴급으로 안건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4.24/뉴스1

광주 붕괴 사고 여파로 HDC현대산업개발 (17,690원 ▼100 -0.56%) 시공권 계약 해지가 잇따르면서 새로운 수주장이 열렸다. 사업지 규모가 크고 노른자 위치여서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 대단지 사업장서 계약 해지...건설사들 "사업성 좋아, 입찰 참여"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 서금사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조합은 빠르면 오는 7월에 새로운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금사재정비촉진A구역 조합은 지난 16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의 시공 계약 해지 안건을 의결했다. 전체 조합원 928명 중 787명이 투표해 과반을 넘은 440명이 계약 해제에 찬성했다.

광주 사고 여파로 인해 부산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 계약 해지를 한 첫 정비사업장이다. 롯데건설이 주관사였지만 컨소시엄 형태이기 때문에 동시에 계약 해지가 됐다. 서금사재정비촉진A구역 사업은 금정구 부곡동 332-4 일대 11만9923㎡를 개발해 2500여 가구를 짓는 대단지 사업장이다.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역세권으로, 금정구에서도 노른자땅에 속해 시공사 선정 당시 주요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며 수주 경쟁을 펼친 곳이다. 2018년 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를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시공사 계약이 해지되면서 또다시 수주전이 열릴 예정이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위치가 좋고 사업성이 좋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시공사였던 롯데건설도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우리의 잘못으로 시공권이 해지된 것은 아니다"면서 "컨소시엄 금지 여부 등 조합의 지침에 따라 단독 입찰 또는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민공원 재정비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은 벌써부터 주요 건설사 간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부산시민공원 재정비촉진3구역 개발 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71-5번지 일원 17만8656㎡ 면적에 최고 60층 355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촉진재개발구역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부산시민공원을 끼고 있는 숲세권 아파트로 부산 재개발구역 중 대장으로 꼽힐만큼 입지가 뛰어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시공하고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한다. 조합은 오는 22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총회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새로운 시공사 선정시 컨소시엄은 금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현산과 시공권이 해지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조원 규모 시공권을 놓고 벌써 건설사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복수의 건설사들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시공사 입찰 진행시 참여하는 건설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시공 계약을 유지하는 대신에 컨소시엄에서 현산을 배제시킨 사업장도 있다. 광주 북구 운암주공3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현산 대신 GS건설 (15,150원 ▲230 +1.54%)을 새로운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사에서 현산을 제외시켰다. GS건설은 컨소시엄을 이룬 한화건설과 공동으로 공사로 진행한다. 현산이 빠지면서 GS건설의 지분율은 종전 35%에서 47.5%로 늘어나고 수주금액도 약 3407억원으로 늘었다. 한화건설 지분율도 30%에서 42.5%로 늘었다. 현산은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지분 10%는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