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3선 도전 조희연 "부모찬스 아닌 공교육 찬스 제공"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가 "'부모 찬스'가 아닌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형 기초학력 보장제 등을 통해 학습 중간층 회복을 약속했다.
'공교육 10대 비전' 발표…"자사고 유지하면 대립"조 예비후보는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한 10대 비전'을 발표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빈부격차가 엄연히 존재하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교육을 받는 수준에 차이가 나는 건 분명하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두가 누리는 공교육 찬스'를 온전히 제공해 부모의 재력과 인맥, 경력이 자녀의 학력을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코로나 이후 학습 중간층 회복을 위해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만 3세 아이들에게 언어 발달 진단을 시행하며 유치원·초1 전환기 학교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생각을 쓰는 교실'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사가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 이외의 행정업무는 학교 밖으로 옮기고 관공서 수준으로 청소 용역비를 상향 조정한다. 이와 더불어 맞벌이 가정을 위한 돌봄을 8시까지 연장한다. 모든 초등학생이 반려 악기와 반려 운동을 갖도록 돕고 초등 생존수영 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종립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확대하고 채용 지원을 확대한다고 공약했다. 현행법에서는 사립학교 교원 채용시 시·도교육청이 위탁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조 예비후보는 "현재의 사립학교법을 보완하거나, 시행령에서 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인 집단채용을 허용하거나, 교육청 수준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등 세 가지 방안으로 고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갈등 교육 의제에 대해 '모바일 전자 직접민주주의 의사결정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상벌제와 학교 개방 문제, 종립학교 의제 등 의견이 나뉘는 중요한 문제를 100만 학부모들에게 직접 물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존치 가능성을 보인 것과 관련, 조 예비후보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주도해온 입장에서 최종 확정되면 대립하면서 반대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국가교육위원회에 회부해 숙의 과정을 거쳐보자"고 제안했다.
"진보 단일화? 제안 조심스러워"…보수는 난항진보 진영 단일화에 대해서는 "먼저 제안하는 게 조심스럽다"면서 '자연스러운 합종연횡'을 강조했다. 그는는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과 비전에 대한 토론은 사라지고 당선 자체에 급급한 단일화 논의만 돼는 것 같다"며 "외부의 힘이 개입하거나 인위적인 단일화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진보 진영에서는 강신만·최보선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조 예비후보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표가 갈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는 난항을 겪고 있다. 중도·보수 진영의 경우 지지율이 분산돼 있고,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조 예비후보를 이기려면 단일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조전혁·박선영 예비후보에 따르면, 두 후보는 전날 만나 단일화 방식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 예비후보는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면 그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