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스크 '굿바이'…코에 '칙' 뿌리면 끝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마스크 시대'를 끝장 낼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콧속 점막을 촉촉하게 만드는 비강 스프레이다. 이 기술은 스프레이를 뿌린 뒤 저출력 LED(발광다이오드) 빛을 비춰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초기 감염이 코를 통해 일어난다고 분석하고 있어 관련 기술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기술 출자를 통해 창업한 연구소기업 '디알나노'가 콧속으로 침입하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비강형 의료기기를 개발해 판매 인증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물리적 마스크 없이도 바이러스를 저지하는 일종의 '투명 마스크'인 셈이다.


국내외 과학자들은 사람의 코가 코로나19 '1차 저지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장은 코로나19 초기 감염이 '코'를 통해 일어난다고 최초로 규명했다. 초기 바이러스 증식이 콧속 섬모상피세포에서 시작된다는 연구였다.

스프레이 형태로 코점막에 소량 분사, 3~5분 짧게 빛을 비추면 감염원과 이물질을 제거하고 코점막을 촉촉하게 보호한다. /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KIST 연구진은 '리노딜라이트'라는 이름을 붙여 비강형 의료기기를 출시했다. 이 스프레이는 코점막에 면역 물질을 분사하고 저출력 LED 광원을 조사해 코를 보호하는 형태를 띤다. 리노딜라이트 안에 있는 '메틸렌블루'라는 나노입자는 LED 광원이 비춰지면 주변 산소와 반응해 콧속에서 보호막을 형성한다.

A형 인플루엔자를 활용한 임상 시험 결과, 코점막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와 황색포도상구균 95% 이상이 사멸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변이 복제를 막아 증식을 억제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 이물질을 사멸시킨 이후에는 메틸렌블루 나노입자 자체도 분해시켜 안전성을 확보했다.


KIST 관계자는 "이 기술은 고출력 레이저 광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병원, 수술실 등 한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서 "이 제품은 저출력 LED 광원으로도 광 역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의료기기 판매는 규제당국으로부터 까다로운 허가 절차를 거친다. 이번 제품은 비강 스프레이와 LED 광원이 결합된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 받아 관련 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폐암세포주 Calu-3를 이용한 SARS-CoV-2(후안 바이러스주) 감염모델에서 광조사 유무에 따른 메틸렌블루 (MB) 함유 마이셀 복합체(MBSD)의 항바이러스 효과. /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