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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길목서 24시간 철통 감시…한라산에 부릅뜬 '태풍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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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제주)=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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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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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의 전경./사진=국가태풍센터 제공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국가태풍센터의 전경./사진=국가태풍센터 제공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는 365일 24시간 태풍의 눈이 떠있다. 여름철 태풍이 북상하기 시작하면 비상근무 태세로 전환해 2인 2개조로 12시간씩 근무하며 빈틈없이 태풍을 감시하는 이곳은 하늘에서 보면 태풍 기호를 닮았다. 태풍을 감시하는 '태풍의 눈'. 국가태풍센터다.


'태풍 관측 전초기지' 국가태풍센터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로 인한 사망·실종 246명, 재산피해 약 5조원.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130명, 4조3000억원. 21세기가 시작되자마자 한반도는 두 번의 초강력 태풍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태풍 예보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5년 기상청은 태풍전담부서를 신설했고 이는 2008년 문을 연 국가태풍센터의 모태가 됐다.

당시 기상청은 해발 1950m의 한라산이 우뚝 서있는 제주도가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태풍의 최종 진로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보고 이곳에 국가태풍센터의 터를 잡았다.

국가태풍센터는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태풍을 관측하는 전초기지다. 태풍 감시, 예측, 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태풍이 발생한 때부터 소멸할 때까지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태풍이 발생하면 5일 후의 강도와 진로까지 예측하는 120시간 예보를 통해 위험을 경고한다. 2015년 국가 태풍센터는 정밀하게 재분석된 사후 태풍정보인 '베스트트랙'을 독자생산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한반도에 접근하는 태풍에 대한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등 '태풍 파수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태풍센터는 4명의 기상청 예보관이 24시간 교대 근무한다. 본격적으로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기상청은 올 7월 출시를 목표로 태풍정보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먼저 기상청은 지난해 시범실시했던 '태풍 위험 상세정보' 서비스를 정식 운영한다. 상세정보 서비스는 태풍의 예상진로에 더해 태풍특보 발효·해제 예상시점을 시각화 자료로 제공한다.

또 태풍이 동반하는 강수·강풍·파고 등 위험요인의 예상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한다. 태풍의 영향권에 놓인 지역의 △총 예상 강수량 △6시간 최다강수량 △최다강수량 예상지점 △최대풍속 △최대풍속 예상지점 △최대 유의파고 △최대 유의하고 예상시점 △폭풍해일 최고수위 예상지점 △주요 위험지점 최고수위 상세정보 등을 제공한다.


오는 7월부터 달라지는 '기상청 날씨누리'/사진=기상청 제공
오는 7월부터 달라지는 '기상청 날씨누리'/사진=기상청 제공

아울러 '기상청 날씨누리' 누리집도 탈바꿈한다. 기존에 태풍 진로 중심이었던 통보문 화면을 GIS(지리정보체계) 기반 상세정보로 개선해 태풍 진로와 함께 태풍 반경(풍속 15m/s, 25m/s 이상), 예측진로 , 위성영상 중첩 등 정보를 제공한다. 또 태풍 중심을 나타내는 기호를 강도에 따라 다르게 표현하는 한편 해당 기호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태풍정보의 가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확한 예측으로 시민 피해 막는다" 자신감의 이유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반도를 찾아온 태풍은 46개다. 한반도는 1년에 3.8회꼴로 태풍의 영향권에 든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표한 재해연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자연재해 재산피해액 4조4000여억원 가운데 태풍으로 인한 피해액은 1조9500여억원으로 약 44%에 이른다.

올해 한반도에 얼마나 많은 태풍이 상륙할지는 미지수다. 태풍의 발생과 진로를 예측하기 위해선 북태평양 고기압의 분포,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 지역에서 부는 편서풍의 영향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아서다. 다만 2020년과 지난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의 수는 각각 23,22개로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43년간 평균인 25.5개보다는 다소 적은 빈도를 보였다. 국가태풍센터는 지구온난화, 고기압 분포의 변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원인을 분석중이다.

발생 빈도를 예측하긴 어렵더라도 정확한 진로 예측을 통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태풍센터의 목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태풍의 진로를 예측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특히 지난해 한반도 영향을 준 태풍은 3개(9호 루핏·12호 오마이스·14호 찬투)였는데 변칙적인 진로를 그려 예보관들을 당혹케 했다.

25일 국가태풍센터. 24시간 북서태평양 일대를 관측하며 태풍의 발생을 감시하고 있는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25일 국가태풍센터. 24시간 북서태평양 일대를 관측하며 태풍의 발생을 감시하고 있는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루핏은 중국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이다. 이 지역에서 발생한 태풍은 통계적으로 중국 대륙을 향해 북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루핏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중국과 대만 사이를 지나 일본을 향했다. 또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찬투'는 중국 상하이 앞바다까지는 정상적 진로를 그리다 이 부근에서 2~3일 정체한 후 우리나라쪽으로 향했다. 당시 찬투는 상하이 앞바다에서 삼면으로 고기압에 둘러싸여 진로를 그리지 못하다가 상대적으로 고기압 세력이 약했던 동쪽으로 진로를 정해 제주 남쪽 해상을 거쳐 일본 열도쪽으로 빠져나가 소멸했다.

지난해 태풍의 진로가 불규칙했음에도 우리나라의 태풍 예측 정확도는 비교적 높았다. 지난해 기상청 태풍예보의 3일전(72시간) 진로 오차는 185㎞로 일본 225㎞, 미국 240㎞에 비해 정확한 예측도를 자랑했다.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높은 진로 예측 정확도의 가장 큰 이유로 2018년 12월에 발사된 천리안위성 2A호를 꼽는다. 천리안위성 2A호는 2분 간격으로 한반도 주변을 관측하고 10분 간격으로 전지구 관측이 가능한 기상관측위성으로 태풍 중심위치, 집중호우 탐지, 산불, 황사 등 다양한 관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함 센터장은 25일 국가태풍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관측이 정확해야 예측도 올라간다"며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고 분석하는 데 천리안위성 2A호가 산출물을 내고 있는 것이 첫번째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함 센터장은 "센터에 근무하는 4명의 전문예보관의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어 성과를 냈다"고 부하 직원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태풍이 다가올 올여름 국가태풍센터와 '기상청 사람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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