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자이언트스텝' 공포에 증시 휘청…역발상 해볼까?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2022.06.09./사진=뉴시스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공포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미국 물가가 41년만에 최고치를 찍은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당장 6월 회의에서 '빅스텝'이 아닌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3일 오전 10시 5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67.19포인트(2.59%) 내린 2528.68에, 코스닥지수는 27.70포인트(3.18%) 내린 842.16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519.53까지 내려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 하단을 지지했던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미국 물가 충격으로 후퇴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달의 8.3%를 뛰어넘는 기록으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였다. 전월 대비로도 5월 CPI는 1.0% 올라 시장 기대치였던 0.7%를 크게 상회했다.

당분간 미국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전망도 달라졌다. 당초 시장은 6월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50bp(1bp=0.01%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이후 9월 회의 때 25b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낙관이 무너졌다.

당장 6월과 7월 FOMC에서는 물론 9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행할 가능성이 부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지난 3일 1.8%에서 지난 10일 23.2%로 뛰었다. 7월 FOMC에서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역시 같은 기간 11.3%에서 45.1%가 됐다.

심지어 9월 FOMC에서의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이 같은 기간 7.5%에서 45.1%로 치솟았다.

박상현·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빅스텝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 행보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스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졌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럽게 역발상 투자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CPI 발표로 6월 FOMC를 넘어 연준의 통화 정책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됐다"면서도 "불확실성 국면이고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지만 다시 한 번 역발상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로가 예상보다 험난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대응이 필요하지만 추격 매도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모든 게 나빠 보일 때는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가 있을지언정 올해 하반기 만큼은 인플레이션 정점 형성 등으로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주는 반등시 매도 관점에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고 밸류에이션 바닥권 주식에 대해서는 증시가 밀렸을 때 역발상으로 접근해볼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