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젤렌스키 드디어 회담? 터키 대통령 "곡물수출 문제 논의할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 봉쇄로 전 세계 식량 위기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 가능성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터키(튀르키예) 매체 하버투르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봉쇄 관련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동부 반(Van)에서 이뤄진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튀르키예(최근 유엔 승인이 난 터키의 새 국호)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논의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곡물 수출 통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전 세계가 경제적 교착 상태에 직면해 있고 농산물 공급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식량 위기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매우 다양한 차원으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할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제3국으로 상품을 보내는 방법도 포함된다"며 관련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맹 장관들과 관련 회담을 했고, 아마 다음 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곡물 수출 관련) 어떤 조처를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9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제3자 참석한 다자회담으로 진행되는지, 또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이뤄지는지 등 언급한 회담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 8일 터키와 러시아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유엔·러시아·우크라이나·터키 간 4자회담이 제안된 만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양자 정상회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측도 우크라이나 전쟁발 식량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4자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주요 항구 봉쇄에 수출 길이 막혀 3000만t에 달하는 곡물을 창고에 쌓아만 두고 있다.

지난 10~12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랄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에 참석 중인 드미트로 세닉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으로 향하는 육로를 보완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를 통한 수출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물류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러시아 로시야 1TV 인터뷰에서 세계 식량 공급 부족 사태는 미국, 유럽 등 서방의 근시안적 정책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러시아 탓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식량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러시아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지적하며 서방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해제, 우크라이나군의 흑해 지뢰 제거 등이 이뤄지면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의 이용을 허용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