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25% '뚝' 외국인 500억 던져도…'하이브' 담는 군대개미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개인 활동을 본격 시작하겠다는 뜻이라며 '활동중단설'과 '해체설'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하이브 (194,000원 ▲500 +0.26%)에 대한 증권가의 주가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군대 입대를 앞두고 올해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됐던 단체 활동이 멈춘 여파로 당장 하반기부터 실적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는 전 거래일 대비 3000원(2.07%) 오른 14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이브는 장 초반 한때 6000원(-4.14%) 내린 13만9000원에 거래됐지만 오후장 들어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하이브가 전날 4만8000원(-24.87%) 내린 14만5000원에 마친 데 따라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이날 하이브를 각각 420억원, 30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50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하이브를 가장 많이 샀고 외국인은 하이브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 가운데 증권가는 하이브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를 큰폭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전날 하나금융투자(43만원→36만원)에 이어 이날 현대차증권(40만원→28만5000원)과 NH투자증권(44만원→31만원), 삼성증권(37만5000원→27만원)이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평균적으로 목표주가를 25% 내렸다.


방탄소년단이 개인 활동 중심으로 활동을 지속한다고 밝혔지만 기존 실적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개인 활동 본격화로 주 수입원인 월드 투어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홉의 솔로 정규 앨범 발매가 7월 중순이고 지민 등 다른 멤버의 솔로 정규 앨범 발매도 연내 가능할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물리적으로 대규모 월드 투어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월드 투어와 '군백기'(군대 입대로 인한 공백기) 직전 스페셜 앨범까지 단체 활동을 기대했던 상황에서 6개월 정도 이르게 (개인 활동 위주로의) 체제 전환이 발표됐다"며 "4분기 월드 투어로 연내 60만명 모객을 예상했는데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져 관련 매출 2000억~2500억원의 하향 조정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 멤버의 군대 입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차례대로 군대에 입대해 남은 멤버가 활동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을 잠정적으로 멈춘다고 한 데 대해 "군대 입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향후 공식적 뉴스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 멤버가 모두 2023년 군대에 입대한다는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하이브의 방탄소년단 관련 매출 감소는 7500억원 규모라며 "실적 공백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브의 실적은 이제 방탄소년단의 개인 활동 성패에 달려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김 연구원은 방탄소년단 멤버가 차례로 군대에 입대하더라도 음반은 문제가 없고 공연도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며 "하이브의 내년 실적은 방탄소년단의 개인 및 유닛 활동량은 물론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성장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