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베로도네츠크, 러軍에 넘어갈 듯…짙어진 전쟁 장기화 그림자

(세베로도네츠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4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 군의 전투로 돈바스의 세베로도네츠크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C) AFP=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넉달 가까이 이어지며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격화하고 있다. 이 지역은 사실상 루한스크주에서 유일하게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가지 않은 지역이다. 이미 러시아군이 상당 부분을 장악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마지막 결사 항전을 펼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가디언 등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루한스크주에 대한 치열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9개 방향에서 집중적으로 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은 전날 "한 달 이상의 격렬한 공세 끝에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장악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 전술로 도시 전역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고 알렸다.

세베로도네츠크 시가지 곳곳에서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포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사실상 우크라이나군은 남서부 아조트 화학공장을 중심으로 마지막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아조트 공장에 남은 병력에 15일까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최후 통첩한 바 있다. 아조트 공장 내에는 아동 40명을 포함한 민간인 500여명이 피신 중이지만 2주간 물, 식량 등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고 공격받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합참의장도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이 4분의 3가량을 지배했으며 러시아군이 우세하지만 우크라이나 동부를 완전히 장악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이 제 1차 세계대전과 같이 "매우 심각한 소모전"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군 진전이 매우 느리고 양쪽 모두에 인적, 물적 손실이 막대한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미국은 10억 달러(약 1조 2900억원) 규모의 무기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곡사포 18문, 포탄 3만6000발, 다연장로켓 등이 포함됐다.

또 이날 나토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46개국이 우크라이나 지원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결정적 시점을 맞고 있다"며 "우리는 느슨해지거나, 열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필요한 물자와 무기를 제공하면 그들은 훌륭하게 사용해왔다"며 우크라군이 성공적으로 항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쟁이 장기화하며 병력과 장비가 더 갖춰진 러시아군에 전세가 유리하게 기울 수 밖에 없다는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국 수장들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이 얼마나 더 가능할지 등의 비판이 나오면서 향후 대응책에 대해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베로도네츠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3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아 잿더미가 된 창고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C)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