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최악 상황은 '1·2단 분리'…가을 연기 가능성

1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KSLV-Ⅱ)가 다시 조립동으로 이송되기 위해 발사대에서 내려지고 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22.06.15.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16일 국산 로켓 누리호(KSLV-II)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주요 점검사안은 오류를 일으킨 '1단부 산화제 탱크 내부 레벨센서'다. 연구진은 센서 자체 결함 가능성부터 그 주변에 있는 전기 계통과 신호처리 장비 오류 가능성으로 점검을 압축했다. 점검 결과가 단순 전원 문제면 신속 보완이 가능하지만, 센서 자체 결함이 확인될 경우 로켓 1·2단을 분리해 교체가 이뤄져야 할 전망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날 오후 '누리호 점검 상황 브리핑'을 개최하고 "오후 2시 50분부터 1단부 점검창을 개방해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점검창은 로켓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분해할 수 없기 때문에 창문처럼 내부를 들여다보고 점검할 수 있는 장비다.


고 본부장은 "레벨센서는 산화제 탱크 상부에 장착돼 그 부분 점검을 위해선 경우에 따라 1·2단 분리가 필요할 수 있다"며 "우선 점검창을 열어 각종 전선류와 신호처리박스 점검을 시작했고 이상이 있는 부분이 확인되면 교체나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우연은 레벨센서 오류를 만든 결함 원인에 따라 단 분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주변부에 있는 전기 계통과 신호처리 장비를 점검해 보완해보고, 안 되면 단을 분리해 레벨센서 자체를 교체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작업을 시작해 오후 2시50분부터 점검창을 열어 내부 점검에 들어갔다.

앞서 누리호는 전날 발사대에 기립해 점검을 실시하던 중 로켓 1단부 산화제 탱크 레벨센서에서 이상이 감지돼 발사를 연기했다. 레벨센서는 산화제 탱크 내부의 산화제 충전 수위를 계측하는 센서다.


"1·2단 분리, 엔진 점화장치 있어 위험성 높은 작업"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누리호 점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 본부장은 이날 '전기 계통과 센서 주변부 문제라면 레벨센서는 교체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 "내부적으로도 논의되고 있고 명확히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점검 결과를 보고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레벨센서 결함으로 1·2단 분리가 필요할 경우, 이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본부장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화약류와 엔진 점화장치가 장착돼 있어 위험성이 있다"며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작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검 작업 자체는 난이도가 높지 않지만 발사체에 모든 장비가 장착된 상태여서 점검이 용이하지 않다"며 "특히 사람이 들어가 좁은 공간에서 다른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조심해서 작업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결국 레벨센서 오류를 만든 원인에 따라 보완 작업과 발사 일정이 정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누리호가 발사예비일(16~23일)까지 결함을 보완해 발사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때까지 결함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누리호 발사는 여름철 장마 이후 가을쯤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 고흥 지역의 강수량은 6월(118.7~213.9㎜)부터 7월(206.5~279.1㎜), 8월(192.2~322.0㎜)까지 증가 추세다.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 사이에 전원 문제와 신호를 처리하는 터미널 박스 등을 우선 점검할 예정이다. 현재 산화제탱크 부표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오류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