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래서 직접 갔구나…TSMC도 '이 회사' 장비 확보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대만의 세계적 반도체 제조업체(파운드리) TSMC가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장비를 2024년에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장비 확보 등을 이유로 네덜란드에 있는 이 회사 본사를 직접 찾아간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세계 파운드리 업체들의 장비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최고경영자),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최고기술책임자)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 미위제(Y.J. Mii) 연구개발(R&D) 부총경리(부대표)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TSMC 기술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장샤오창(Kevin Zhang) TSMC 사업개발 부총경리(부대표)는 2024년에 바로 새 장비로 대량 생산을 할 준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파트너들과의 연구에 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TSMC가 내후년 들여온다는 장비는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중에서도 차세대 제품인 '하이-NA(high numerical aperture) EUV'다.

EUV 노광장비는 극자외선 광원을 이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장비로, 첨단 반도체 제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1대당 가격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이지만, 세계에서 ASML이 독점적으로 1년에 30~40대가량 만드는 상황으로 공급이 부족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를 직접 방문한 것은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슈퍼 을'인 이 회사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

앞서 올해 1월 ASML은 미국 인텔과 하이-NA EUV 노광장비 구매 계약을 맺은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ASML은 "양사의 협력이 2025년 하이-NA 장비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인텔의 계획 실행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썼다. 인텔은 지난해 파운드리 재도전 선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