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감염 되면 안되는 이유…"사망 위험 두배" 연구결과 나왔다

/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재감염이 첫 감염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재감염될 경우 이전 감염에서 형성된 면역이 있어 덜 위험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지야드 알 앨리 교수 연구팀은 최근 코로나19에 반복적으로 감염되면 지속적인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 재향군인 의료 시스템에 등록된 560만명 이상의 건강 기록을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1회 감염된 25만명과 2회 이상 감염된 3만8000명의 건강 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재감염자 중 △2회 감염자 3만6000명 △3회 감염자 2200명 △4회 감염자 246명 등이었다. 미감염자 530만명은 대조군으로 삼았다. 이는 코로나19 재감염에 관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고 외신은 설명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된 이들은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던 환자들에 비해 마지막 감염 후 6개월 이내 사망할 위험은 2배 이상, 입원할 위험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재감염자들은 폐와 심장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고 △피로감 △소화기·신장 질환 △당뇨병 △신경질환 위험이 더 커졌다. 재감염 후에는 흉통과 심장박동 이상, 심장마비, 심근·심낭염, 심부전, 혈전 등의 질병이 새롭게 진단됐다.


연구진은 이같은 건강 문제 위험은 코로나19 재감염 초기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증상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재감염 후 새로운 증상 발현은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었고, 재감염 횟수에 비례해 늘어났다.

알 앨리 교수는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되면 면역 체계가 이를 인식하도록 훈련되고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재감염되면 그렇게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재감염이 새로운 위험을 가져오며, 시간에 따라 그 위험이 누적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 역시 이번 연구 결과가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감염병 전문가인 다니엘 그리핀 박사는 CNN에 "많은 사람이 첫 감염에서 살아남는다면 두 번째 감염에서 정말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대중들은 재감염이 경미하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여기지만, 이런 생각이 실제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BA.5 검출률이 2주 전 10.4%에서 지난주 28.2%로 증가해 조만간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 "BA.5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백신이나 감염에 대한 면역 회피성이 높다는 특성이 있다"며 "예방접종을 받거나 기존에 감염된 사람도 재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