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마을버스 노선에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12월 시행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사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점거한 후 저상버스 100%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2021.4.6/뉴스1

#휠체어를 사용하는 보행장애인 A씨는 그간 시내버스로 외출할 때마다 많은 불편을 겪었다. 4대당 1대꼴로 오는 저상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서다. 하지만 앞으로는 A씨가 저상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관련 제도 개편으로 저상버스 의무 도입을 확대하면서다.

국토교통부는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기 위한 세부내용을 담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18일 밝혔다.


정부는 2004년부터 버스 운송사업자가 저상버스 도입을 선택하는 경우 구입비용을 지원했으나, 저상버스 증가실적은 30.6%로 목표치(42%)에 못 미쳤다. 기존의 임의방식으로는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 대상과 예외 승인 시 적용할 기준 및 절차 등을 구체화했다. 시내·농어촌버스 및 마을버스는 2023년 1월 19일부터 노선버스 대폐차시 반드시 저상버스로 도입해야 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노선버스 운송사업 운행형태 중 시외버스(고속·직행·일반형)를 제외한 모든 유형이 도입 대상이다. 시외버스는 대신 '휠체어 탑승설비(리프트) 설치 버스'로 추진된다. 다만 광역급행형 등 좌석버스는 현재 좌석형 저상버스 차량이 개발 중인 상황인 것을 감안해 2027년 1월1일부터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상버스 도입 예외 인정 기준 및 절차도 마련했다. 도입 의무화 대상이라도 도로 구조·시설의 한계 등에 따라 저상버스 도입·운행이 어려운 경우 버스 운송사업자는 노선별로 교통행정기관(지자체)에 저상버스 도입 예외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해당 예외 사유가 인정되면 일정기간 도입 보류 등 예외를 인정받는다. 예외 사유는 △도로 상부 시설·구조물(교량 등)의 높이 부적합 △도로의 종단 경사도 급변(마찰 발생) △그 밖에 교통행정기관이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


교통행정기관이 도입 예외를 인정할 때도 장애인.고령자 등 교통약자 단체 및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고, 매년 1월말까지 예외 승인 노선과 이유 및 계획을 공개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이 외에도 '배리어프리(BF) 인증' 표시 위반 등에 대한 과태료 감경·가중 적용 기산일을 '위반행위가 적발된 날부터'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달 29일까지 입법예고 이후 관계부처 협의, 규제·법제처 심사 등을 거친 후에 12월 중 공포될 예정이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저상버스 의무 도입 시행에 따라 보행 장애인은 물론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등까지 대중교통 이용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애물 없는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