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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을 넘 일찍 터트렸나?" 흥행 공식 무너진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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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준호(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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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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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제 상황과 입장권 가격 인상에 "볼 만한 영화만 본다!"

'한산:용의 출현',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산:용의 출현',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예상 관객을 종잡을 수 없습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접어든 충무로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창궐 이전만 하더라도 영화의 제작 규모와 출연 배우·감독의 면면, 시사회 후 반응을 종합하면 대략적인 흥행 추이를 점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극장가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르고 있지만, ‘범죄도시2’는 1270만 관객을 모으며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는 성과를 냈다. 반면 실패를 모르던 최동훈 감독의 신작 ‘외계+인’은150만 고지에 턱걸이하며 사실상 상영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양극화 속에서 소위 말하는 ‘허리’가 되는 중급 규모 흥행 영화가 사라졌다. 왜일까?


#볼 영화만 본다!


코로나19 기간 극장가는 처참할 정도로 피폐했다. 2020년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관객수가 무려 94% 급감했다. 기존 관객 100명 중 6명만 다시 극장을 찾은 셈이다.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이전과는 여전히 비교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난 4월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억눌렸던 관객들의 영화 관람 욕구가 폭발했다.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극장에 사람들이 몰렸다. 극장 내 취식도 가능해지면서 팝콘 소비도 치솟았다. 줄어든 매점 직원이 빨리 충원되지 않아 팝콘을 사기 위해 20∼30분을 기다려야 하는 지경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의 흥행 배턴을 이어받은 ‘범죄도시2’가 대박을 쳤다. "극장가가 정상 궤도를 회복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내 "지나치게 샴페인을 빨리 터뜨렸다"는 반성이 나왔다. 최대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를 겨냥하고 ‘외계+인’, ‘한산: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이 각각 한 주 차이로 개봉일을 잡고 릴레이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스오피스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같지 않다.


600만∼700만 명을 모아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던 ‘외계+인’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한산:용의 출현’이 개봉 8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주도권을 쥐었지만, 전작인 ‘명량’의 1761만 명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비상선언’ 역시 약 35만 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이튿날 관객은 22만 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골라서 한 편만 본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재미있다"고 하면 복수 영화를 선택하던 과거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범죄도시2’가 성수기 이전 개봉돼 무주공산을 정복한 뒤 장기간 상영 체제에 돌입한 것과 달리,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여름 성수기 영화들은 관객의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박’ 영화가 없다. 올해 개봉돼 300만∼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현재 상영 중인 ‘한산:용의 출현’(4일 기준 344만 명)뿐이다. 1∼3위는 ‘범죄도시2’, ‘탑건:매버릭’(725만 명), ‘닥터 스트레인저:대혼돈의 멀티버스’(588만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300만 명 미만이다.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면 관객 쏠림 현상이 강하고, 이런 입소문에 포함되지 못한 영화들은 아예 외면받는 모양새다. 여름 성수기를 타깃 삼은 신작들이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이미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은 ‘탑건:매버릭’이 꾸준히 관객을 모으는 것은, 이처럼 ‘안전한’ 선택을 하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헌트',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헌트',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비싸서 골라 본다!


최근 침체된 경제 상황은 이런 흐름을 부추기는 요소다.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으니, 사전 정보를 꼼꼼히 살피고 후회없을 만한 재미를 보장하는 영화만 챙겨본다는 것이다.


극장 관람료 상승 역시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들은 팬데믹 기간 무려 세 차례 관람 요금을 인상했다. 현재 인당 영화 관람료는 1만4000∼5000원 수준이다. 2명이 팝콘 등 주전부리를 즐기며 영화를 보려면 5만 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식사까지 한다면 2인 데이트 비용은 10만 원까지 치솟는다. 영화 관람이 서민의 대표적 유희라는 수식어는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극장은 위기 타개 차원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항변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극장의 손해를 관객에게 전가시킨다는 인상이 강하다. 극장 산업이 활황일 때, 관객을 위해서 관람료를 하향 조정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콘텐츠 소비 성향이 강해졌다는 것도 여전히 영향을 끼친다. 1명이 영화 한 편 볼 관람료면 대부분의 OTT 플랫폼 서비스를 한 달간 이용할 수 있다. 비교적 최신 영화의 업데이트 속도도 빨라졌기 때문에 "기다리다가 OTT로 보자"고 마음먹는 이들도 적잖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 성공한 콘텐츠의 등장은 관객들의 이탈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최근 이렇게 눈에 띄는 콘텐츠가 줄어들면서 다시금 극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지만, 같은 맥락으로 주목할 만한 OTT 콘텐츠가 등장하면 극장 문턱을 넘는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졌을 때, 극장에 걸리는 영화보다 OTT에서 공개되는 콘텐츠가 더 재미있다면 관객들이 극장에 가서 지갑을 열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극장의 허리라 할 수 있는 중박 영화가 사라지는 양극화 현상은 향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철저하게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볼만한 콘텐츠’ 위주로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순히 ‘극장에 와 달라’는 호소는 공염불이다. 정확히 큰 돈을 지불하고 볼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관객은 단순하다. 재미있으면 기꺼이 돈을 쓰지만, 개봉 직후 SNS를 통해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순간 절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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