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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복 77주년' 일제 잔재 청산은 끝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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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1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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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주년 광복절이 지나갔다. 우리민족이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누린 때로부터 한 사람의 인생만큼이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흘렀음에도 일본과의 사이에는 미처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

해방 후 일본은 짧은 기간 내 패전국에서 선진국으로 일어섰지만, 우리나라는 이념의 대립장이 돼 같은 민족 간에 전쟁이 벌어졌고 잿더미에서 시작했다. 전쟁 후 국민소득 세계 최하위 후진국에서 출발해 개발도상국을 거쳐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70여년의 세월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 기간 동안 일본은 우리가 쫓아야 하는 롤모델이자, 동시에 극복하고 이겨야 하는 라이벌이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는 반도체·중공업· 문화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는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선진국이 된 지금까지도, 일제 강점기의 상흔은 곳곳에 남아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강제징용 문제가 여전히 한일 외교 현안이 되고 있고, 우리 국토에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다.

일제 35년간 많은 일본인들과 일본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해방 후 그들이 남겨두고 간 재산인 적산(敵産)은 우리 정부에 양도돼 귀속재산이 됐으나 해방 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의 무분별한 불하·매각·분배, 그리고 이어진 한국전쟁으로 인한 공적장부의 소실 등으로 일부 귀속재산이 국유화되지 못하고 국토 곳곳에 남고 말았다.

국유화 되지 못한 귀속재산은 국가자산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고 일부는 개인들에 의해 사유화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귀속재산을 찾아 국유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으며, 조달청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귀속의심재산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조달청은 신고 및 자체조사를 통해 귀속재산으로 의심되는 토지 5만2000여필지를 파악하고 차근차근 조사해왔다. 개인이 사유화한 은닉재산에 대해서는 환수소송도 함께 진행하면서 조사 마무리 단계인 올해까지 7673필지의 귀속재산을 확인했고 이중 6695 필지를 국유화 완료했다. 면적으로는 여의도의 1.7배인 5.2㎢, 공시지가로는 1531억원 규모다.

지난해부터는 국토교통부 등과 일본식 이름 지우기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창씨개명 등으로 인해 공적장부에 남아 있는 일본식 명의 부동산 10만4000여필지를 한국식 이름으로 정비하는 사업인데, 조달청은 이 과정에서 귀속재산으로 의심되는 부동산을 심층조사하고 국유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귀속재산을 조사하고 국유화하는 작업은 어려움이 많다. 긴 세월이 흐르면서 자료가 소실된 경우가 많고 각 자료를 관리하는 기관들이 분산돼 있어 조사에 많은 시간과 행정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장조사를 나가면 토지사기꾼으로 의심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럼에도 귀속재산 국유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는 건 과거를 극복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내부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하면서 밖으로 미래를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한국·일본간 신뢰 회복과 미래협력을 얘기하는 지금, 우리 국토의 일제 잔재를 정리해 지적주권(地籍主權)을 회복하고 올바른 역사를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시급한 이유다.
이종욱 조달청장/사진제공=조달청
이종욱 조달청장/사진제공=조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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