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IFC 인수 최종결렬…보증금 2000억 반환 국제중재 신청

여의도 IFC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가 무산됐다. 미래에셋은 매도 측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 협상을 종료하고 앞서 납부한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2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협상이 결렬된 후 브룩필드 측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브룩필드는 리츠 인가가 나지 않은 것이 미래에셋의 책임이라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싱가포르중재센터에 국제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매도인의 귀책사유로 거래가 불발되면 매수 측인 미래에셋은 2000억원 전액을 돌려받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은 이달 초부터 딜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면책조항을 검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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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은 지난 5월말 IFC 매입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브룩필드에 납부했다.딜이 무산되도 돌려받지 않겠다는 '환불불가' 조건의 돈이었지만, '예외조항'도 뒀다.


예외조항은 IFC의 매입을 위해 설립한 리츠의 영업인가를 전제로, 우선협상기간까지 영업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는 것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IFC 인수자금 4조1000억원 중 7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미래에셋세이지리츠'를 만들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 리츠의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며 인가를 거부했다. 총 인수대금의 절반 정도를 대출에 의존하는 인수구조가 문제였다.

미래에셋은 리츠 인가 계획이 무산되면서 대안구조를 마련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대규모 자금 투자 약속을 받아냈지만 브룩필드는 미래에셋의 거래구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브룩필드는 역외거래를 주장했다. 해외에서 거래하면 세금 수천억원을 한국에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이었던 리츠 영업인가 승인을 통한 역내거래에는 브룩필드도 합의했었지만, 리츠계획 무산으로 딜 구조가 바뀐 데 대해 브룩필드가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양측은 지난 주말까지 협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로써 4조원이 넘는 초대형 딜은 최종 결렬됐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미래에셋의 입장에 반해 브룩필드 측은 미래에셋이 최선을 다했는지(best effort)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리츠 인가를 거부한 게 미래에셋의 문제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이 우협 결정 이후 금리가 급격히 오르는 등 상황이 변하면서 인수 완주 의지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인상과 환율변동성으로 인해 최종합의가 결렬됐다"며 "양해각서는 본계약 이전에 실시하는 사전 업무협약으로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IB당사자들 간의 최종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계약으로 체결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