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HUG 간부 배임 고발… 권형택 사장 감사도 진행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권형택 HUG 사장

국토교통부는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간부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형사고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관련 권형택 HUG 사장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의 산하기관 정기감사에 따르면 HUG는 지난해 특정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을 근거없이 'BB+'에서 'A+'로 4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특혜로 13억2000만원 규모의 보증료 손실을 입었다. 손실추정액은 조합주택시공보증 4억9000만원, 주택분양보증 3억6000만원, 하도급대금지급보증 3억8000만원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HUG의 신용평가는 대규모 자본증자 등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 등급조정 신청이 가능하나, 해당 업체는 모기업의 지원가능성, 향후 경영성과 전망치 등 (객관적이지 않은 자료를) 등급상향 근거로 부적절하게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체에 대한 등급상향 과정에 HUG 실장급 간부가 개입한 정황도 나타났다. 본사 실장은 지난해 4월께 해당업체를 담당하는 영업지사에 수차례 등급 상향조정을 요구했다. 영업지사에서 등급상향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히자 담당 지사장을 다른 지방으로 인사발령 낸 정황도 드러났다.

국토부는 권형택 사장의 지시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담당 간부 외에도 권형택 사장의 책임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감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부당한 업무지시나 인사전횡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위법행위가 밝혀지면 고발, 수사의뢰 등 조치를 통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담당 실장이 영업지사에 신용등급 상향을 지시하기에 앞서 권 사장에게 관련 내용을 3차례 대면 보고했다는 대목에 주목했다. 사장의 지시를 받아 영업지사에 압력을 가했을 수 있단 설명이다. 국토부가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고 본 이유다.

국톱는 이 외에도 HUG 감사 과정에서 파악된 임대보증금 보증 제도와 우수고객 특별할인제도의 운영 부적정 사례, 전세보증금 반환 지연, 출장여비 부당 수령 등 여러 문제점들을 확인해 조치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산하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해 정기감사를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기관·협회 등 22곳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적발 사례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